공기업 임원, 해외출장비 ‘흥청망청’

  • 입력 2007년 10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항공기 1등석 타고… 하루 체재비 최고 55만원

상당수 공기업이 그동안 해외여행을 떠나는 임원에게 ‘여행 준비금’이라며 최고 2000달러(약 184만 원)를 지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공기업 임원들은 해외여행 때 주로 비행기 1등석을 이용했고 하루 체재비도 최고 600달러(약 55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예산처는 공기업의 여행 준비금과 체재비 등이 과도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재 마련 중인 ‘공공기관 공무국외여행지침’을 통해 조정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예산처 당국자는 “공기업의 실명을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특정 공기업 사장이 받는 여행 준비금은 2000달러에 이른다”며 “중앙 부처와 비교할 때 액수 자체가 지나치게 많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공무원은 3년간 1회에 한해 150∼210달러(약 14만∼19만 원)의 여행 준비금을 주고 있다.

여행 준비금은 과거 해외여행이 어렵던 시절에 옷과 가방 등 여행 준비 품목과 비자 발급 수수료 등의 경비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도입됐지만 요즘처럼 해외여행이 빈번한 시대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당국자는 또 “공기업 기관장은 해외여행 체재비가 많게는 하루 600달러, 상무이사는 500달러(약 46만 원)로 정해져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는 현재 중앙부처 공무원이 받는 체재비보다 많은 것이다. 미국 여행 기준으로 차관은 하루 500달러, 1급은 378달러(약 35만 원)의 체재비를 받는다.

이에 따라 예산처는 공기업의 여행 준비금은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실비로 정산하도록 하고 체재비도 공무원 수준으로 하향 조정할 방침이다. 또 상당수 공공기관의 임원들이 항공기 1등석을 타던 것을 앞으로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도록 조정할 계획이다.

한편 감사원은 지난달 공기업 등 공공기관의 국외 여비가 지나치게 많다며 국외여행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