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노고단 옛모습 찾는다

  • 입력 2007년 10월 18일 0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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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1915m), 반야봉(1734m)과 함께 지리산 3대 봉 중 하나인 노고단(1507m)의 자연경관이 점차 복원되고 있다. 정상의 조망권을 가로막았던 군부대 시설이 57년 만에 철거된 데 이어 고유 수종 성장을 막는 외래 수종 제거 작업이 시작돼 노고단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잣나무 등 외래수종 없애고 자연림 복원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 남부사무소(소장 박용규)는 15일부터 서울대 연구팀과 함께 노고단 대피소 뒤쪽에 심어진 잣나무, 일본 잎갈나무(낙엽송)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일대에 분포하는 외래 수종 면적은 2ha로 1983년 훼손된 산림의 인공 녹화를 위해 심어졌다.

외래 수종인 잣나무와 일본 잎갈나무가 고유 자생 나무의 성장을 막아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자 남부관리소가 자연 복원사업에 나섰다. 남부관리소는 외래 수종 3000여 그루 가운데 1000여 그루를 제거해 철쭉과 신갈나무 등 자생 수종이 자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남부관리소 자원보전팀 박양규 씨는 “노고단 일대에서 대단위 면적의 인공림을 아고산(亞高山)대의 자연림으로 복원하는 사업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도된다”며 “복원사업이 끝나면 이 일대를 자연환경 교육을 위한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리산 마지막 군부대’ 시설도 4월 철거

노고단 정상 50m 아래쪽에 있던 지리산의 마지막 군부대 시설도 4월 철거됐다.

1950년 대지면적 2760m²에 들어선 이 시설물은 6·25전쟁 당시 참호와 부대시설로 쓰이다 1985년부터 지난해까지 건물 5동이 군부대 막사와 창고 등으로 사용돼 왔다.

남부관리소는 철조망으로 둘러쳐진 군 시설물이 노고단의 경관을 해치고 주변 환경을 훼손한다는 지적에 따라 막사와 유류탱크, 철조망 등을 철거했다.

남부관리소는 내년에 남아 있는 콘크리트 바닥을 모두 걷어낸 뒤 신갈나무와 야생화를 심는 등 주변 식생을 복원할 계획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노고단의 생태계 보전과 동식물 보호를 위해 2026년까지 정상부 5765m²를 특별보호구로 지정했다. 노고단 정상은 지정한 탐방로를 이용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오를 수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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