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 申씨에 건넨 후원금 변양균 前실장 의식한 뇌물”

  • 입력 2007년 10월 1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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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檢, 변양균 - 신정아씨 구속영장 청구

검찰이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에 대해 제3자 뇌물수수 및 직권남용, 신정아 씨에 대해 제3자 뇌물수수 및 직권남용공범 혐의 등을 각각 적용해 9일 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이들은 ‘예술적 동지’보다는 ‘권력형 비리의 공범’에 가깝다는 게 어느 정도 확인됐다.

검찰은 변 전 실장이 신 씨의 2005년 동국대 교수 임용, 2006년 스페인 아르코 아트페어 주빈국 큐레이터 선임, 올해 초 가짜 박사학위 의혹 무마, 2004∼2006년 성곡미술관의 기업체 후원금 모금 등에 적극 개입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특히 검찰은 변 전 실장이 신 씨가 학예실장으로 근무했던 성곡미술관의 미술전시회에 대우건설과 산업은행 등 기업체 10여 곳에서 10억 원 이상을 후원하도록 외압을 행사한 데 대해 직권남용 이외에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했다.

기업체가 후원금을 제공한 것은 ‘큐레이터’ 신 씨가 아닌 기획예산처 장관과 대통령정책실장을 지낸 실세 고위 공무원 변 전 실장에게 건넨 돈이어서 뇌물이라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신 씨가 가는 곳마다 변 전 실장이 모두 실력을 행사했다”며 “변 전 실장이 신 씨의 민원을 들어 주는 ‘해결사’ 노릇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 씨가 변 전 실장에게 대기업 후원금이 필요하다고 얘기하면 변 전 실장은 기업체 간부인 고교 동문에게 전화를 해 협조를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검찰은 신 씨가 변 전 실장의 도움이 없었다면 동국대 교수 임용 등 여러 특혜를 누리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이 “변 전 실장과 신 씨가 스스로 털어 놓은 범죄는 하나도 없다”고 말하고 있어 11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검찰과 변호인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한편 검찰은 박문순 성곡미술관장의 남편인 김석원 쌍용양회 명예회장에 대해 최근 입국 시 통보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회장이 귀국하는 대로 소환 조사해 지난달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성곡미술관 내 김 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62억 원 상당의 수표와 외화의 자금 출처를 확인할 방침이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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