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남북 농업협력 큰 자취 남기고…”

  • 입력 2007년 10월 1일 0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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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농업협력사업을 열성적으로 이끌어 오셨는데….”

경남도 이정곤 농업지원과장은 최근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경통협’ 최재수(42) 사무국장을 애도하며 “너무 안타깝고 믿기지 않는 일”이라고 30일 말했다.

경통협은 경남도의 대북 농업협력사업 민간 부문을 주도하는 경남통일농업협력회(회장 전강석)의 약칭.

고인은 추석 연휴이던 24일 오후 밀양시 하남읍에서 친구들과 승용차를 타고 가다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고인이 고향 밀양으로 돌아온 것은 1990년대 중반. 부산대 총학생회 선전국장을 지낸 그는 앞서 농민운동에 투신한 경통협 전 회장 등과 호흡을 맞췄다.

농자재를 판매하던 고인은 2004년 말 전 회장을 비롯해 진주와 함안 밀양 등지의 농민, 육묘업체 대표 등과 남북교류사업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었다.

2005년 4월 비닐하우스 3동 분량의 자재와 비료 40t을 북한에 제공했고, 같은 해 5월과 6월 잇따라 방북해 지원사업을 폈다.

경통협은 2005년 9월 100여 명의 회원으로 정식 출범했으며 이후 경남도와 함께 평양시 강남군 장교리에 1900m²짜리 육묘공장과 6000m²의 채소하우스를 지어 주었다.

그는 평양 장교리 소학교 건립을 위한 도민 성금 모금에도 적극적이었으며, 7월 14일에는 소학교 건설 현장을 찾았다.

경통협의 한 전 회장은 “어려운 일이 생기면 ‘행님 그기 머시라꼬. 마 그냥 넘어가입시다’할 정도로 소탈하면서도 남다른 추진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 민족화해협의회에서도 애도 전문을 보내 왔다.

고인은 부인과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남겼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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