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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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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장윤 스님은 본보가 인터뷰를 요청하자 서둘러 호텔을 떠난 뒤 또다시 잠적했다.
장윤 스님이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로 들어선 것은 이날 오후 5시경. 법복을 입고 밀짚모자를 깊이 눌러쓴 장윤 스님은 이 호텔 30○○호로 들어갔다.
그는 객실에서 누군가와 통화하며 때때로 목소리를 높였다. 구체적인 통화 내용은 알 수 없었으나 “오늘 하려고 했는데…. 내일 오후에 끝나잖아요. 조급증이 아니고 내일 오후에 끝나는데…. 나도 마무리를 지어야 할 것 아닙니까” 등의 대화 내용이 객실 밖으로 새어나왔다.
잠시 후 장윤 스님의 운전기사가 A4 용지 크기의 서류봉투를 들고 객실 안으로 들어갔다 다른 서류봉투로 바꿔 들고 나왔다.
본보 취재진은 장윤 스님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검은색 정장을 입은 40대 중반의 한 남성이 장윤 스님이 머문 객실 밖으로 나와 인터뷰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 7시 15분경 장윤 스님은 호텔 보안요원 6명을 동원해 객실 밖에 있던 본보 취재진을 1층 로비로 밀어낸 뒤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 대기하고 있던 검정색 그랜저 승용차를 타고 사라졌다.
장윤 스님은 차에 타기에 앞서 “왜 인터뷰를 하지 못 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할 말이 없어. 나한테 왜 이래”라고 답한 뒤 변 실장과의 만남 등 이어진 질문에는 입을 다물었다.
장윤 스님이 머물렀던 객실은 하루 숙박료가 120만 원인 스위트룸으로 S 씨가 지난달 10일부터 투숙해 온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한 호텔 관계자는 “장윤 스님을 호텔에서 최근 자주 봤다”고 말했다.
한편 4일 열린 조계종 중앙종회(국회와 비슷한 역할)에선 11월 교체될 동국대 재단 이사 3명을 누구로 채우느냐를 놓고 논란을 거듭했으나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이날 오후 열릴 예정이던 중앙종회 산하 종립학교관리위원회는 위원 15명 중 조계종 내 범여권 소속 9명이 불참하는 바람에 회의가 무산됐다.
그러나 조계종 중앙종회 의원 일동은 자정 결의문을 채택하고 “종립 동국대 문제 등으로 불자와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것을 진심으로 참회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교계와 종단이 거듭날 수 있도록 자정 결의를 다져 나가겠다”고 밝혔다. 종회 의원들은 이어 “동국대 사건과 관련해 동국대 임원진은 사퇴해야 하며, 사건의 한 중심이었던 장윤 스님도 떳떳하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신정아 씨 가짜 학위 파문과 관련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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