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가 美대학서 가짜 박사 교수-공무원 등 39명 적발

  • 입력 2007년 7월 1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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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가 외국 대학에서 돈을 주고 박사 학위를 딴 현직 교수와 공무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외사과는 13일 미국의 비인가 대학인 AIU(American Inter-national University)에서 받은 박사 학위를 정상적인 학위인 것처럼 한국학술진흥재단(학진)에 신고한 광주교대 홍모 교수 등 39명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AIU에서 받은 학사 학위를 이용해 국내 대학원에 진학한 최모(35) 씨 등 26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홍 교수와 진주산업대 이모 강사는 AIU에서 받은 박사 학위를 자신들이 현재 재직 중인 대학에 제출해 임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대학 박사 출신인 N대 박모 교수와 H대 김모 교수는 자신의 학력을 화려하게 만들기 위해 AIU에서 받은 박사 학위를 학진에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직경찰인 선모 경사와 교사, 전현직 구의원 등도 AIU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

경찰 조사 결과 2001년 1월 미국령 괌에 설립된 AIU는 대다수 학생을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한국사무소에 등록시키고 별다른 과제 없이 2∼4학기를 다니게 한 뒤 학위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AIU는 학생들에게서 학기마다 학사는 150만 원, 석사는 200만 원, 박사는 250만 원의 수업료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괌 현지에 있는 AIU 건물에는 대강당과 교실 4, 5개뿐이었다”며 “여름에는 학생들을 데리고 괌에서 수업을 하기도 했지만 현지에 가지 않은 학생들도 모두 학위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대학의 설립자는 한국인 박모 씨로 2005년 미 당국에 사기 혐의로 구속됐으며, 학교는 경찰이 수사에 들어간 올 4월 폐쇄됐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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