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엄마와 함께 하는 TV 영어 공부 노하우

  • 입력 2007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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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보윤 양이 엄마 김미정 씨와 함께 영어로 된 만화영화를 보고 있다. 김 씨는 효과적인 영어 학습을 위해서는 TV 시청과 책 읽기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재명 기자
강보윤 양이 엄마 김미정 씨와 함께 영어로 된 만화영화를 보고 있다. 김 씨는 효과적인 영어 학습을 위해서는 TV 시청과 책 읽기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재명 기자
최근 케이블TV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어린이들이 원어민의 영어를 접할 수 있는 TV 프로그램 종류가 많아졌다.

TV로 하는 영어 공부의 장점은 집에서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수준과 취향에 맞는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면서 흥미를 유발할 수도 있다. TV 영어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청 지도를 할 부모의 역할이다. TV를 200% 활용할 수 있는 ‘엄마와 함께 하는 영어 공부 노하우’를 소개한다.

○ 교육프로그램 보면서 아이와 대화 나눠야

TV 영어 공부는 엄마의 역할에 따라 교육 효과가 크게 차이 날 수 있다. 보고 듣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는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학생들의 경우 TV 자체에 몰입하거나 수동적인 상태에 머무르기 쉽다. 만약 엄마가 TV를 틀어 주고 다른 일을 한다면 학습동기를 유발하기 어렵다.

부모가 아이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아이와 함께 TV 교육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영어는 ‘학습’ 이전에 ‘언어’와 ‘생활’이기 때문에 TV를 보며 공감대를 느끼고 이를 일상생활로 연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애니메이션-시트콤-영화 순…수준 맞춰 접근

아이들의 영어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

눈높이에 맞춘 TV 영어 학습 프로그램은 ‘엔터테인먼트형’과 ‘강의형’으로 나눌 수 있다. 프로그램 선정은 아이가 원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되 엄마가 아이의 이해도와 성향을 고려해 고르는 것이 좋다.

엔터테인먼트형을 활용한 영어 공부는 애니메이션, 시트콤, 영화 등을 영어로 보며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이다. 아이들이 영어를 공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없이 편안하게 TV를 시청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와 가까워질 수 있다. 실생활에서 활용되는 영어를 습득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처음엔 한글 자막을 통해 내용을 익힌 뒤 자막을 가려 영어에 대한 노출 정도를 늘려 나가는 것이 좋다.

또 장면과 대사를 그대로 흉내내 말하는 이른바 미미킹(mimicking)은 발음도 자연스럽게 좋아지고 실제 영어 구사 능력을 키울 수 있으므로 자주 시켜 보자.

애니메이션은 비교적 단어가 쉽고 스토리가 단순해 영어에 대한 기초가 없을 때에도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은 아이들이 먼저 흥미를 느껴 집중도도 높아지므로 친근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 한두 편을 선택해 일정 시간 지속적으로 보는 것이 좋다.

특히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비속어가 없고 발음이 정확하고 비폭력적이기 때문에 어린이에게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가 영어 듣기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다면 자연스러운 말하기를 위한 기초 단계로 초등학생 및 청소년용 외화 시트콤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시트콤에는 영어권 나라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고 구어체 표현을 익힐 수 있기 때문에 책으로는 얻기 힘든 재치 있는 표현과 유머를 접할 수 있다.

영어 듣기 및 일상 회화 표현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자막 없이 영화를 보는 것에 도전하자.

영화는 시트콤이나 애니메이션보다 한 단계 더 복잡한 구성과 감정, 대사, 구어체 등이 결합돼 있다. 그래서 선행 학습에서 기초를 단단히 다져야 효과적인 학습이 가능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좋은 영화의 선정이다. 영화를 고를 때는 전쟁, 경찰 수사극, 폭력 장면이 많은 작품을 피한다. 이런 작품들은 일상 회화에 필수적인 표현보다는 욕설이 많이 나온다. 가족 영화나 재치 있는 표현이 많은 코미디 작품을 엄마가 먼저 골라 아이에게 권하는 것이 좋다.

다양한 형태의 강의형 프로그램도 있다. 강사가 피에로 옷을 입고 연극을 하거나 칠판에서 강의를 하는 등 1명의 강사에 의해 진행되는 프로그램의 경우 학습 포인트가 명확하고 구성이 단순해 전달이 용이하다.

○ 꾸준히 같은 시간대 시청

TV를 활용한 학습 지도는 바람직한 시청 지도와 함께 해야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우선 꾸준히 같은 시간대의 프로그램을 시청하게 하고, 하루 시청 시간을 정해 자신이 주도하는 시청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TV를 볼 때는 바른 자세로 앉아 방송용 은어, 속어, 비어를 따라하지 않도록 하고 정해진 프로그램만 보도록 한다.

또 가급적 집안에서도 TV를 습관적으로 보기보다는 정해진 시간에만 켜 놓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좋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8세 강보윤 양의 TV영어공부 체험기▼

《강보윤(8) 양은 네 살 때부터 TV를 활용한 영어공부를 꾸준하게 했다. TV를 보는 시간과 프로그램을 정해 매일 30분에서 1시간 시청했다. 엄마 김미정(40) 씨가 프로그램을 미리 본 뒤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것은 피했다. 보윤이는 처음 만화 자체에 흥미를 느껴 TV를 봤다. 하지만 꾸준하게 시청하다 보니 이제 대사가 들린다. 김 씨는 TV 시청과 책 읽기를 병행하게 했다.》

TV에서 ‘인어공주’를 보면 서점에서 인어공주 동화책을 사서 읽게 한 것. 책을 읽으면 TV를 보면서도 자연스럽게 스토리를 익히게 되고, 대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TV를 활용한 영어 공부는 꾸준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시청할 프로그램을 정하면 그 프로그램만 보는 TV 시청 지도를 꼭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보윤이가 잠들기 전 항상 영어동화책을 읽어 줬다. 차로 이동할 때는 현재 보고 있는 프로그램과 관련된 오디오 테이프를 구해 틈틈이 들려줬다. 외국에서 살지 않더라도 가급적 영어에 대한 노출을 늘려 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프로그램이나 책을 보고 난 뒤에는 어떤 걸 느꼈는지, 줄거리는 어땠는지에 대해 딸과 이야기를 나눈다”며 “TV 프로그램을 보는 데 그치지 말고 책 읽기와 오디오 테이프 듣기를 병행하면 더욱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요즘 보윤이가 푹 빠져 있는 프로그램은 디즈니 채널의 ‘한나 몬타나’다.

디즈니채널은 한글 자막에 영어 원음을 오디오 방송해 영어학습에 적합하다. 친숙한 캐릭터가 등장하고 스토리가 익숙하기 때문에 어른과 아이 모두 이해가 쉬울뿐더러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킴 파서블’, ‘악동황제 쿠스코’, ‘한나 몬타나’, ‘인크레더블’ 등이 있다.

현재 영어 프로그램은 디지털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와 디지털 케이블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하나TV나 홈 초이스 등과 같이 주문형 비디오(SVOD) 형태로 시청하는 경우 우리말 더빙, 영어 원음, 영어 자막 등 다양한 언어 선택이 가능해 효과적이다.

교육 전문 채널 ‘EBS 교육방송’은 다양한 강의형 프로그램과 어린이 교육용 애니메이션을 방영하고 있다. 한 여자 아이와 원숭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모험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영어를 배우는 ‘도라도라 영어나라’와 개성 있는 동물 캐릭터들이 벌이는 에피소드를 통해 영어를 익히는 ‘뽀롱뽀롱 뽀로로’가 대표적이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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