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정원 전쟁’…대학 “3000명” 변협 “1200명”

  • 입력 2007년 7월 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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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총입학정원을 몇 명으로 할 것인지를 놓고 법학교수와 변호사단체 간의 ‘정원 전쟁’이 시작됐다.

총정원에 대학교수, 변호사의 직역 이익과 위상이 달려 있고 로스쿨 설치 대학 수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정원 규모에 대한 의견은 1200∼4000명으로 단체마다 다양해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7일 한국법학교수회가 주최한 ‘로스쿨 발전 방향에 관한 토론회’에서는 정부가 로스쿨 도입 일정과 설치 대학 수 결정 등을 탄력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나왔다.

이기수(고려대 법학과) 회장은 세미나 뒤 “입학 정원을 명시하기보다 탄력적으로 하고 로스쿨 신청 대학이 인가 기준을 충족하면 모두 인가해 줘야 한다”며 “로스쿨 졸업생은 모두 법조인이 돼야 한다는 원칙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연세대 박상기 교수는 “설립 장벽이 높으면 로스쿨은 실패할 가능성이 큰 만큼 총정원은 3000명 이상, 대학별 정원은 150명 이상이어야 한다”며 “졸업생의 변호사 시험 합격률이 높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사법시험 합격자가 현재 1000명 정도인 점을 감안해 1200명 선에서 유지돼야 한다는 견해를 보인다. 내년 3월까지 로스쿨 정원을 결정해야 하는 교육인적자원부는 법무부, 법원행정처, 변협, 법학교수회, 시민단체 등 각계의 이해관계가 얽힌 ‘고차원 방정식’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걱정이 태산 같다.

교육부는 “정원은 현재 사시합격자보다 훨씬 많아야 하고 변호사 합격률이 50% 이상이어야 한다”며 “적정 규모로 정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부득이한 경우 대학별 배정 정원을 줄이고 설치대학 수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대학들의 반발을 최대한 줄일 수 있고 추후 증원이 더욱 용이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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