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섬마을 악동<樂童>들, 금상 따왔네

  • 입력 2007년 6월 13일 0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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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뚫어라 뚫어라 물구녁을 뚫어라, 솟아라 솟아라 맑은 물만 솟아라, 예작도는 미역이랑 전복이랑 톳도 따고, 예작분교 소리터 우리 한번 놀아보세….’

전남 완도군 보길도에서 배로 3분 거리인 예작도. 30여 명이 사는 작은 섬 야트막한 동산에 보길동초등학교 예작분교가 자리하고 있다.

1학년부터 5학년까지 전교생 6명으로 구성된 섬마을 분교의 사물놀이팀 ‘소리터’는 최근 인천에서 열린 전국학생풍물경연대회에서 2등상인 금상과 특별상을 받았다.

이 대회에는 지역 예선을 통과한 전국의 18개 초중학교가 참가해 솜씨를 겨뤘다.

주최 측은 소리터 팀이 나이가 가장 어리고, 최소 인원이 참가한 점을 높이 평가해 특별상을 줬다.

섬마을 분교 사물놀이팀이 전국 대회에서 상까지 탄 것은 아이들의 노력과 교사들의 헌신적인 지도 덕분이었다.

지난해 3월 부임한 송창신(여) 분교장과 송삼섭, 최진희(여) 교사는 아이들이 1주일에 한번 본교 아이들과 협동학습을 하는데 어울리지 못하고 쭈뼛거리며 발표를 꺼리는 것을 보고 풍물팀을 꾸렸다.

아이들은 방과 후 서너 시간씩 맹연습을 하고 방학 때는 광주지역 사물놀이 공연팀을 초청해 배우면서 실력이 늘어 갔다. 한 학생이 3가지 이상의 악기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이 팀은 지난해 10월 충남 부여에서 열린 세계사물놀이대회에 처음 참가해 인기상을 받은 데 이어 같은 달 전남도교육청의 남도전통문화자랑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송창신 분교장은 “내년에 임기가 끝나 섬을 떠나야 하는 게 못내 아쉽지만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을 심어 준 게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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