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 PC방 절반 ‘눈가리고 아웅’

  • 입력 2007년 6월 1일 0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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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후 연수구 연수동의 20평 남짓한 PC방.

수업을 마친 중학생들이 컴퓨터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바로 옆자리에서는 20대 후반의 남자들이 연방 담배를 피워 대 연기는 그대로 중학생들의 자리로 흘러들었다.

‘담배 연기 차단벽’ 설치를 의무화한 국민건강진흥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차단벽을 설치한 PC방이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인천 YMCA 청소년재단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이 3월 23일부터 4월 30일까지 부평역, 동암역,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 동인천역, 연수구의 PC방 159개 업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른 것.

조사 결과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을 구분하는 차단벽을 설치한 업소는 조사대상 업소의 45%(73곳)에 불과했다. 20%(31곳)는 칸막이로 금연·흡연구역을 구분해 형식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예 칸막이조차 설치하지 않은 업소도 35%(55곳)에 이르렀다.

실태조사에 앞서 인천지역 중고생 8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이 같은 실태를 엿볼 수 있다.

‘금연·흡연구역 구분이 안 돼 있다’고 응답한 학생이 전체 응답자의 60%(488명)를 차지했다. ‘잘 돼 있다’는 응답은 14%(115명)에 그쳤다.

응답자의 75.4%(615명)는 PC방 금연구역 내에서 흡연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답했다.

조사에 참여한 감시단 정성일 간사는 “차단벽이 있더라도 형식적으로 설치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청소년들을 간접흡연에서 보호할 수 있는 시설로는 크게 부족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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