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헬프미 할머니’ 끝없는 나눔

  • 입력 2007년 6월 1일 0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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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후반부터 대전시내 관공서와 학교 등을 돌며 ‘헬프 미(Help Me)’를 외치면서 양말과 칫솔, 스타킹, 넥타이 등을 팔아 온 ‘헬프미 아줌마’ 신초지(66) 씨.

28일 그는 중리초등학교를 찾았다. 교사들에게 물건을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양말을 선사하기 위해서다.

신 씨가 이날 신상윤 교장에게 전달한 양말은 모두 1000켤레.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 3명에게 장학금 30만 원도 전달했다.

“물건 팔려고 갔는데 ‘어려운 학생이 많다’는 소릴 듣고 그냥 있을 수 있어야지.”

신 씨의 이 같은 ‘나눔의 역사’는 40년이나 된다.

경찰 간부인 아버지와 대학교수인 어머니 사이 둘째 딸인 그는 1960년 결혼에 실패한 뒤 스무 살 나이에 고향인 경북 고령을 떠나 대전에 정착했다.

중구 문창동에 2평짜리 월세방을 얻어 시작한 그의 행상은 40년 동안 계속되면서 이젠 그를 모르는 공무원이 별로 없다.

신 씨가 ‘뻔뻔스럽게’ 기관을 방문해 ‘헬프 미’라고 말하면 대부분 거절을 못한다. 그가 번 돈 대부분이 불우이웃돕기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몇 명이나 도와준 것 같으냐’는 질문에 그는 “몰라. 한 6만 명, 돈으로는 10억 원이 넘을 거야”라며 말꼬리를 흐린다. 올해 초에도 대전YWCA를 방문해 양말 2000켤레를 전달했다.

“베푸는 것은 내가 죽어야 끝나지….”

2002년 1월 자궁경부암 3기 판정을 받았으나 정작 자신의 치료비가 없어 고생하기도 했던 신 씨는 이제 ‘헬프미 아줌마’가 아니라 ‘헬프미 할머니’가 돼 있다. 그러나 그의 선행은 오늘도 계속된다.

그동안 대전시장상과 충남지사 표창, 대전인권위원장 표창, 국민포장(1986), 국민훈장 석류장(1998)을 받기도 했다. 학교를 설립하려던 꿈은 접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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