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뿐만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뛰었으면 하는 마음에…"

  • 입력 2007년 3월 29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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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95km의 마라톤 코스를 나뿐만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위해 뛰었으면 하는 마음에 기쁜 마음으로 동참했어요."

"내가 숨막힐 때 나보다 더 헐떡이고, 내가 주저앉고 싶을 때 걷지도 못하고, 내가 목말라 할 때 한모금의 물이 없어 괴로워하는 이에게 사랑을 전하고 내가 용기를 얻고 싶어요."

18일 열렸던 '2007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78회 동아마라톤대회'는 특별했다.

'나 자신과의 기나긴 싸움'이라는 마라톤대회에 '다른 사람을 위해 나 자신과 싸운다'라는 단어가 아롯이 새겨졌다.

'42.195는 사랑'이라는 부제로 열린 이번 마라톤에 참가한 마라토너들은 자신들의 발걸음 하나하나에 '나눔'이라는 글자를 내딛었다.

본보가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과 함께 진행한 나눔마라톤에는 많은 마라토너들과 기업들이 모금을 하고 격려의 메시지를 남겨 마라톤의 열기 못지 않은 나눔을 실천했다.

▽나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서울국제마라톤을 뛴 마라토너들은 나눔마라톤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이 돕고 싶은 월드비전의 사업을 선택해 기부를 하거나 자신이 스스로 기금을 모아 기부에 참가했다.

양재천마라톤클럽 회원 중 30여 명은 이번 나눔마라톤을 위해 직접 기금을 모으기 위해 친구들로부터 모금을 하고 월드비전의 로고가 새겨진 스티커를 옷에다 붙이고 마라톤을 뛰기도 했다.

또 광고회사에 근무하는 강복숭(34) 씨는 무료로 나눔홈페이지의 메인 그림을 그려줬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나눔마라톤 6km코스에 직접 참가해 나눔마라톤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이번 나눔마라톤의 취지를 해외에 알리기 위해 월드비전은 케냐의 어린이 3명을 초청해 이 시장과 함께 나눔마라톤을 뛰고 이봉주 선수를 만나는 시간도 가졌다.

마라토너를 꿈꾸는 리키노이(13·여), 라자러스(12), 조이스(12·여)는 이번 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한 이봉주 선수가 선물한 유니품과 운동화를 신고 생애 첫 '국제마라톤대회'을 뛰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나눔을=홈페이지 등을 통해 모금된 액수는 27일까지 총 6093만 원. 월드비전에 모인 성금은 전국 10개 지역의 '사랑의 도시락 나눔의 집'에서 도움이 필요한 결식아동과 독거노인,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하루 한 끼 사랑의 도시락을 전달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또 저소득가정 아동의 교육비 지원사업으로 공부방과 어린이 도서관 건립, 다양한 문화활동 지원 등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아프리카 케냐의 어린이와 주민들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식수를 공급하기 위한 식수설치 지원사업에 쓰인다. 케냐에서는 현재 식수로 쓸 만한 안전한 물을 구할 수 없어 오염된 식수를 그대로 마시거나 식수를 구하기 위해 9km 정도의 먼 거리를 오가야 한다.

이번 식수사업은 저수통과 풍차를 설치하고 식수원에서 지역사회와 학교까지 식수 파이프를 설치해 마을주민 3000여 명과 학생 250명이 안전한 식수를 얻도록 도와준다.

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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