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잣나무 재선충병 광릉숲 코앞까지

  • 입력 2007년 3월 2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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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남양주시 소속 산불진화대원들이 25일 천마산에서 재선충병에 감염된 잣나무를 태우고 있다. 남양주=연합뉴스
경기 남양주시 소속 산불진화대원들이 25일 천마산에서 재선충병에 감염된 잣나무를 태우고 있다. 남양주=연합뉴스
국립수목원에서 불과 1km 떨어진 경기 남양주시 국유림에서 잣나무 두 그루가 재선충병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돼 산림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산림생산기술연구소는 이달 초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 일대에서 예방활동을 벌이던 중 감염이 의심되는 36년생 잣나무 두 그루를 정밀 조사한 결과 재선충병 감염으로 판명됐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산림자원의 보고(寶庫)로 알려진 인근 국립수목원으로 재선충병이 확산되지 않을까 관계기관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국립수목원에는 국내에 자생하는 소나무와 잣나무류 135종이 보존되고 있으며 특히 울릉도에만 서식하는 섬잣나무와 솔송나무 등 희귀종이 학술연구를 위해 키워지고 있다.

수목원 관계자는 “광릉숲의 소나무와 잣나무는 매우 건강하고 면역력이 강하기 때문에 재선충병에 감염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인근 소나무류의 면역력이 떨어진 것으로 볼 때 수목원 내로 옮아올 가능성이 있어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림당국은 재선충병 확인 시 평소 인근 0.1ha 내의 소나무와 잣나무를 베어내던 조치를 강화해 이번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5ha 이내의 나무를 베어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 일대 30∼70여 년 된 2000여 그루의 잣나무가 곧 벌목될 처지에 놓였다.

국내 최대 잣 생산지인 경기 가평 일대에도 재선충 비상이 걸리기는 마찬가지.

특히 2005년과 지난해에는 잣이 거의 열리지 않는 잣나무 특유의 ‘해거리’를 겪은 뒤라 올해 풍작을 이룰 것으로 기대했던 농가에서는 재선충으로 인한 대대적인 벌목이 진행되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농민들은 “수령이 높은 나무가 많아 최근 몇 년간 어린 나무를 심어왔는데, 피해가 무차별적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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