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불국사 멧돼지 조각상 경주시, 관광상품으로 만든다

  • 입력 2007년 3월 7일 0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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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 극락전 처마에 왜 멧돼지 조각이 걸렸을까.’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북 경주시의 불국사(조계종 11교구 본사) 극락전 처마 밑에서 발견된 돼지 조각상을 놓고 관광객 사이에 이야기가 무성하다.

다보탑과 석가탑이 있는 대웅전 옆 극락전의 처마 밑에 나무로 된 황금빛 돼지 조각이 걸려 있는 사실은 지난달 중순 한 관광객이 우연히 발견하면서 알려졌다.

이 조각은 처마의 현판에 가려져 있어 정면에서는 보이지 않고 처마 밑에서 고개를 들어야 보인다.

불국사 측은 이 돼지 조각이 올해 돼지해를 맞아 발견된 것은 길조라고 보고 5일부터 6월 초순까지 일정으로 ‘복돼지 출현 100일 기도법회’를 열고 있다. 불국사를 찾는 관광객은 연간 150만 명가량.

이 조각은 당초 황금돼지로 알려졌으나 실제 모양은 멧돼지에 가깝다는 것.

이를 본 관광객들은 “돼지 입 쪽에 송곳 같은 엄니가 나와 있는 데다 전체적인 모양을 보더라도 멧돼지가 분명하다”면서 “황금복돼지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옛날에 멧돼지를 많이 잡은 사냥꾼이 자신이 잡은 멧돼지에 대한 죄책감으로 부처님의 염불을 들으며 극락세계로 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조각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국사 관계자는 “극락전 등에는 통상 용이나 봉황을 조각하지만 돼지 형상이 등장한 것은 이 같은 사연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극락전은 임진왜란 때 불에 탄 이후 1604년부터 중건되었는데 이 시기에 돼지 조각도 새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경주시는 이 돼지 형상이 세간의 관심을 모으자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길이 50cm가량인 이 돼지 조각의 형상을 조만간 청동으로 제작해 극락전 앞에 설치한다는 것.

경주시는 모형에 대한 관광객의 반응이 좋을 경우 휴대전화고리 등 기념품으로 제작해 판매할 계획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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