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경치 내려다보기<5>선유교-전망데크

선유교에서 바라보는 한강변에 봄이 성큼 다가서 있다. 선유교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한강과 북한산, 하늘공원, 방패연 모양의 월드컵경기장, 월드컵분수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훈구 기자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 있는 선유도공원은 서울 서남부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던 옛 정수장 시설을 활용해 공원으로 만든 국내 최초의 재활용생태공원이다. 그래서 이곳에 오면 정수장 시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따뜻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는 취수타워의 겉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고, 200석 규모의 원형 소극장은 농축조 시설을 개조해 탄생했다. 사람이 통과할 수 있을 만큼 커다란 원형 송수관들은 어린이들을 위한 환경놀이터의 미끄럼틀 등으로 쓰이고 있다.

세로 41m, 깊이 5m 규모의 침전지 2개를 활용해 만든 정원은 구조물을 떠받치던 칙칙한 색깔의 기둥들을 거칠게 잘라내고 담쟁이를 심어 녹색 기둥으로 만든 특별한 공간이다. 마치 시간이 정지된 듯한 느낌을 준다고 해서 ‘시간의 정원’으로 불리고 있다.

선유도는 원래 선유봉이었다. 하늘에서 신선이 내려와 놀았다는 말이 전해져 내려올 정도로 경치가 빼어났으나 일제강점기 일제가 암석을 마구 채취하면서 심하게 깎여 봉우리 모습은 사라졌다. 버려졌던 선유도가 조망 명소로서 옛 명성을 되찾게 된 계기는 지구촌을 떠들썩하게 했던 ‘밀레니엄’이었다.

프랑스 2000위원회와 서울시가 공동협력사업으로 한강시민공원 양화지구와 선유도를 잇는 길이 469m의 보행전용교량 선유교 설치를 추진한 것. 아치형의 선유교를 걸으며 혹은 선유교와 연결된 널찍한 전망데크 위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한강과 북한산, 월드컵하늘공원, 방패연 모양의 월드컵경기장, 월드컵분수대 등의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선유도공원을 설계한 프랑스 건축가의 ‘세심한 배려’를 찾아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전망데크와 가까운 선유교 구간에는 보행로를 따라 45cm 높이의 턱이 연속돼 있는데 이는 키가 작은 어린이들도 다리 난간에 시야를 방해받지 않고 경치를 감상하도록 한 것이다. 또 야간에 올림픽대로를 달리는 차량들이 빨강 노랑 초록 파랑 등의 투사조명으로 물든 선유교를 잘 볼 수 있도록 다리가 6도가량 휘어져 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어떻게 갈까

지하철 2호선 당산역 1번 출구 또는 지하철 2·6호선 합정역 8번 출구에서 도보로 20분가량 걸린다. 합정역에서 5714번 버스를 타면 공원 정문 정류장에 내릴 수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양화지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선유교를 건너 공원에 진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