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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월 30일 15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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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부터 2년간 '스팸 메일의 여왕 김하나'로 네티즌 사이에 악명을 떨쳤던 스팸 발송 프로그램 제작자가 신종 수법으로 수십억 통의 스팸을 보냈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스팸 메일 차단업체인 '지란지교'는 2003년도 스팸 메일로 인한 경제적 손실비용을 5조9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이 중 '김하나'로 인한 피해는 그 절반인 2조9000억 원에 이른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지난해 9¤12월 100여 회에 걸쳐 16억 통의 스팸 메일을 보내 1만2000여 건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뒤 대출업자에게 판매해 1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IT전문 산업기능요원 박모(21) 씨와 권모(27) 씨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박 씨는 2003년 고등학교 2학년 때 '김하나'라는 가명으로 자신이 개발한 스팸 메일 발송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박 씨는 2개월간 연습하며 만든 이 습작 프로그램을 인터넷에서 만난 업자 4명에게 120만 원을 받고 팔았다.
그 후 온갖 음란물 광고, 대출 안내 등의 각종 스팸 메일 발송자는 '김하나'였고 네티즌 사이에서 '스팸지존', '스팸의 대명사' 로 불리기도 했으며 당시 인터넷 인기검색어 상위 순위에도 오르고 IT관련 신조어 사전에도 오르는 등 화제를 모았다.
당시 '김하나' 스팸 메일 발송 프로그램으로 발송된 e메일은 수조 통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김하나'란 이름을 가진 동명이인들은 메일 보내기가 무섭게 메일리스트에 삭제가 되는 일까지 벌어질 정도였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김하나'란 이름을 박(朴) 씨를 제외한 성 중에서 가장 흔한 '김'과 자신이 만든 첫 번째 프로그램이라는 뜻에서 '하나'라는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
사이버대응테러센터 정석화 팀장은 "2004년도 전 세계 스팸 메일 발송자 100명 중 7명은 김하나로 봐도 된다"며 "김하나 사태로 인해 스팸 메일 필터링 제도와 전자우편 무단수집 금지제도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 후 서울 소재 모 대학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한 박 씨는 생활고에 시달리다 병역특례 산업기능요원으로 일하면서 알게 된 직장 선배 권 씨와 함께 지난해 9월부터 스팸 발송 프로그램 제작을 다시 시작했다.
박 씨는 '김하나'란 이름이 인터넷에서 맹위를 떨칠 당시 스팸 메일 발송 프로그램을 판매만 하고 발송은 하지 않아 경찰의 추적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메일발송 서버와 암호화된 최초 접속지를 해독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서버를 발견한 뒤 IP 주소를 추적해 박 씨를 붙잡았다. 박 씨는 318개의 홈페이지 서버를 해킹해 메일 발송을 위한 숙주로 이용해 왔다.
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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