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릉 쿵’ 지축 뒤흔드는 굉음, 주민들 집밖으로 뛰쳐나와

  • 입력 2007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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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강원 평창군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명과 재산 피해는 없었지만 서울 부산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진동을 느낀 시민들의 문의전화가 기상청과 112신고센터 등에 쇄도했다.

112신고센터와 경찰서, 기상청 등에는 지진이 발생한 직후 ‘TV를 보고 있는데 방이 이상하게 흔들렸다’, ‘소파에 앉아 있는데 소파가 흔들렸다’, ‘집이 흔들렸다’ 등의 신고와 문의전화가 폭주해 전화가 한때 불통되기도 했다.

강원도는 지진 발생 직후 도청에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피해 상황조사에 나섰고 평창군도 진앙인 도암면 지역에 대한 긴급 시설물 안전진단에 나섰다.

군 관계자는 “직원들을 도암면과 진부면에 급파해 피해조사에 나서는 한편 댐과 노후건물 등 시설물들에 대한 긴급 안전전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앙으로 알려진 도암면 수하리에 있는 도암댐은 발전소 측이 자체조사를 벌인 결과 별다른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댐은 1991년 준공됐으며 총저수량 5139만 t(설비용량 8만2000kW)이다.

진앙인 평창군 일대 주민들은 지진 발생 직후 인근 산에서 ‘쿠르릉, 쿵’ 하는 굉음과 함께 지축이 크게 흔들려 방에 있던 시계와 액자가 떨어지고 주택의 유리창이 심하게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평창의 한 스키장에서는 리프트가 한때 멈췄고 안전을 위해 오후 10시부터 야간스키장 운영을 중단했다.

지진 발생지역에서 조금 떨어진 강릉 속초 춘천지역에서도 3∼5초 동안 건물과 유리창의 흔들림이 감지돼 놀란 주민들이 밖으로 뛰쳐나오는 등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강원 강릉시에 사는 오정미(35·여·펜션 운영) 씨는 “펜션의 바비큐장에 있던 8명의 손님들이 놀라 뛰쳐나갔고 방에 묵고 있던 20명의 손님들도 놀라 무슨 일이냐고 묻는 등 난리가 났다”며 “식탁 위에 있던 소주잔이 양 옆으로 막 움직일 정도로 진동이 심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진앙에서 멀리 떨어진 서울 부산 대구 등지에서도 지진을 느낀 시민들의 문의가 쇄도했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 사는 변영환(28·대학원생) 씨는 “오후 9시경 상가주택 2층에 있는 거실에 앉아 TV를 보고 있는데 엉덩이로 진동이 느껴지면서 바닥이 흔들렸다”며 “창문이 덜컹거리고 거실에 있는 화분과 화분의 화초가 흔들거렸다”고 말했다.

소방방재청은 “지진 발생 직후 중앙부처와 관련기관 및 지방의 시도지사, 방송국을 비롯한 언론기관에 지진발생 상황을 전했다”며 “전기, 통신 등 관리기관에 확인한 결과 21일 오후까지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평창=최창순 기자 cschoi@donga.com

■지진 나면 이렇게

○ 책상 탁자 밑으로 대피

○ 방석 등으로 머리 보호

○ 불 끄고 가스밸브 잠가야

○ 창문 발코니로부터 멀리

○ 엘리베이터 이용 금물

자료: 국가지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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