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강도' 시민들이 격투끝 붙잡아

  • 입력 2007년 1월 9일 14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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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를 들고 휴대전화 대리점에 침입, 돈을 빼앗은 강도가 수백m를 달아나다 추격해온 용감한 시민들에 의해 붙잡혔다.

9일 서울 종암경찰서에 따르면 8일 오후 7시30분께 서울 노원구 월계동 한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강도야"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이 소리를 들은 사람은 건너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양모(46)씨와 길을 지나던 권모(48)씨.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30대 남성이 뛰쳐나와 급히 도망가고 있었고 가게 안을 들여다보니 주인 왕모(28)씨가 손과 발이 묶인 채 소리를 치고 있었다.

도망가던 범인은 특수강도죄로 복역한 뒤 작년 8월말 출소한 오모(32)씨. 오씨는 손님으로 가장해 휴대전화 대리점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강도로 돌변, 왕씨에게 흉기를 들이대며 76만원을 훔친 뒤 도주 중이었다.

양씨와 권씨는 도망가는 오씨를 200m가량 뒤쫓았고 골목길에 들어선 오씨가 갑자기 돌아서 흉기를 휘두르자 격투가 벌어졌다.

격투 과정에서 양씨는 오른쪽 어깨에, 권씨는 볼에 상처를 입었지만 결국 흉기를 빼앗고 오씨를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양씨는 경찰에서 "강도라는 소리를 듣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쫓아갔다. 흉기를 휘두르자 겁도 났지만 나 말고도 다른 시민이 함께 강도에 대항하고 있다는 생각이 힘이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씨에 대해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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