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 사무실·자택 압수수색

  • 입력 2007년 1월 7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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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주(58·구속) 삼주산업 회장의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 최석두)는 이근영(70)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김 회장의 부탁을 받고 부하 직원에게 골드상호신용금고 인수를 도와주도록 한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7일 알려졌다.

검찰은 또 당시 김 회장에게 골드상호신용금고 전 대표 유모 씨를 소개해 주고 두 차례에 걸쳐 2억3000만 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6일 구속영장을 청구한 김중회(58) 금융감독원 부원장의 사무실과 서울 송파구 자택을 7일 압수수색했다.

2001년 3월 당시 금감원 비은행검사1국장이었던 김 부원장은 검찰에서 "당시 최상급자인 이근영 위원장의 전화를 받고 부실 금고 해결 차원에서 김 회장을 만났으며, 돈을 받은 일은 결코 없다"고 진술했다.

이 전 위원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친구 조카인 김 회장이 금감위원장 사무실로 찾아와 금고를 인수하려 한다고 말해 담당 국장을 소개해줬다"며 "당시에는 부실 금고가 많아 누가 인수하겠다고 하면 소개하고 연결시켜주는 게 좋은 일로 여겨질 때였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당시엔 공적자금 투입을 막고 민원 발생을 최소화하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금품을 받은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김 회장이 김 부원장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신상식(55) 전 금감원 광주지원장(현 H카드 상무)을 통해 김 부원장에게 돈을 건넨 사실을 확인하고, 계좌추적 등을 통해 또 다른 금감원 간부에게 돈이 건네졌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다른 업체와 금고 매매 계약을 체결한 상태였던 골드상호신용금고를 김 회장이 인수 계약을 맺고 이 금고의 예치금으로 잔금 100억여 원을 치르려고 한 과정에서 금감원 간부들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 전 지원장은 김 회장에게 대출을 알선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금융알선)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김 부원장과 신 전 지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8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검찰은 김 회장이 김대중 정부 시절 정·관계 유력 인사들과 함께 '사랑을 실천하는 형제 모임'을 만들어 회원들과의 친분을 자신의 사업에 활용했다는 정황을 잡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 모임에는 여야 정치권 인사들과 국세청, 감사원, 총리실, 금감원, 검찰 간부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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