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 간 명령-지시 금지’ 싸고 시끌

  • 입력 2007년 1월 3일 02시 54분


코멘트
고참 병사가 졸병에게 명령이나 지시를 할 수 없도록 국방부가 1일 입법예고한 ‘군인복무기본법안’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이 법안은 선임병이라고 해도 △상관에게서 권한을 위임받은 경우 △사수, 조장, 조교 등과 같이 편제상 상급자 직책을 수행하는 경우 △법령이나 내규에 의해 명령·지시권을 부여받은 경우를 제외하면 후임병에게 어떤 명령이나 지시도 할 수 없게 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홈페이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에선 군 기강이 허물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선진 병영문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누리꾼 임상훈 씨는 2일 국방부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병사들끼리 친하게 지내는 것은 좋지만 기본적인 위계질서를 무너뜨리면 안 된다”며 “전쟁 때 지휘관이 죽으면 사병들끼리 어떻게 지시하고 일을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누리꾼 박상훈 씨도 “군대 다녀온 사람은 알겠지만 간부가 일일이 사병을 다 챙길 수는 없고, 직접적으로 배우고 함께 동고동락하는 것은 선후배 등 같은 사병들”이라며 “군이라는 특수 조직에서 서로 상관하지 말라고 법으로 정해 놓으면 누가 군대를 통솔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누리꾼 이덕희 씨는 “10년 전 복무 당시 선임병들의 횡포로 후임병이 죽은 일이 있었다”며 “우리처럼 병사끼리 사적으로 통제하고, 어디에도 없는 희한한 규칙들을 만들어 버젓이 시행하는 곳은 없다”며 법안을 옹호했다.

이 같은 논란은 일선 지휘관들 사이에서도 제기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선기훈(공군 대령) 인사근무팀장은 “병사들의 권익 측면만 강조하지 않았느냐는 지휘관들의 우려가 상당히 있었다”며 “문제점이 있다면 보완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