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죽·쓰레기 몸살 '제야의 종' 행사

  • 입력 2007년 1월 1일 1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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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마지막 밤이 지나가는 것을 아쉬워하는 많은 시민들이 청계천을 찾았다. 서울 광화문 청계천 광장 루미나리에 주변에 1일 불꽃놀이 등을 하고 버린 쓰레기 더미가 잔뜩 쌓여있다. 홍진환기자
2006년 마지막 밤이 지나가는 것을 아쉬워하는 많은 시민들이 청계천을 찾았다. 서울 광화문 청계천 광장 루미나리에 주변에 1일 불꽃놀이 등을 하고 버린 쓰레기 더미가 잔뜩 쌓여있다. 홍진환기자
지난해 12월31일 오후 11시부터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린 '제야의 종' 타종 행사에서는 2007년을 맞이하는 종소리는 있었지만 시민의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타종식이 있었던 종로 일대는 폭죽 사고와 폭죽의 잔해물 등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고 시민 20여 명이 다쳐 일부는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이날 10만 여명의 시민들이 종각역 주변에 몰려들었고, 거리의 사람들 10명 중 8명 이상이 폭죽을 들고 다니며 터뜨렸다.

할머니와 손자 등 여섯 명의 가족이 각각 폭죽 하나씩 들고 다니는 장면도 목격됐으며 종로 주변 노점 상인들은 "매상 중 90%는 폭죽이었다. 폭죽 장사 아니면 남는 게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종이 울리기 전인 오후 11시 경부터 청계천과 종로 거리 곳곳에서 폭죽을 쏘아 올리기 시작했다. 자정에 가까워질수록 터지는 폭죽의 수는 급격하게 늘어나 보신각 종이 울릴 때에는 수만 개의 폭죽이 점화되며 매캐한 회색 연기를 한꺼번에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숨쉬기가 곤란해진 노인과 어린이들이 인파에서 벗어나 길 가에서 코를 막고 서 있었고, 폭죽에서 떨어진 회색 재들이 도로와 사람들 옷에 떨어져 하얗게 뒤덮었다.

하늘을 향해야 하는 폭죽의 각도를 낮춰 쏘는 바람에 불똥이 사람에게 날아가는 등 무분별하게 터뜨린 폭죽 때문에 불똥과 화학가루가 눈에 튄 이모(20·여) 씨가 소방대원의 응급치료를 받는 등 12명이 폭죽으로 인해 부상했다. 이들을 포함해 이날 21명이 다쳤고, 5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

또 폭죽 쓰레기는 그대로 길거리에 내버려졌다. 일부 시민들은 폭죽을 터뜨리는데 썼던 쇠막대기를 도로에 내버리고 가 청소요원들은 예년보다 30분 이상 더 작업을 해야 했다. 쇠막대기는 빗자루 등으로 쓸어 담을 수 없어 손으로 일일이 주워야 했기 때문.

제야의 종 타종행사 때 시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는 지난해 보다 5t 들어난 35t이었으며 이 중 30t은 폭죽의 잔해물이었다. 종로구청은 이를 처리하기 위해 작년보다 20명 많은 140명의 청소 인력을 투입했다.

매년 타종행사에 참석했다는 최종태(56) 씨는 "해가 갈수록 폭죽이 늘어나 올해는 연기 때문에 숨쉬기도 힘들었다"며 "앞뒤 가릴 것 없이 마구 폭죽을 터뜨리고, 남은 쓰레기마저 버리고 가는 시민의식이 문제"라고 말했다.

최우열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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