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분식회계 손해배상 청구권 시효 10년＂

기업이 분식회계로 대출을 받아 금융기관 등 제 3자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는 '손해를 알게 된 때로부터 10년'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일반적인 불법행위에 대한 소멸시효는 3년이다.

대법원 2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우리은행이 "1997사업년도 대우전자의 분식회계로 대규모 대출을 해줘 손해를 입었으니 이를 배상하라"며 전모 씨 등 당시 대우전자 이사 2명을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피고들이 20억 원을 배상토록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주식회사 이사가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제 3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그 책임은 일반적인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보다 특수한 경우"라며 "이런 경우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일반 채권의 소멸시효인 10년을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우전자는 분식회계를 근거로 당시 상업은행(현 우리은행)으로부터 1998년 4월 200억 원, 5월 200억 원, 1999년 6월 3000만 달러를 각각 대출받았다. 우리은행은 이 대출로 모두 360억 원이 넘는 손해를 봤다.

전지성기자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