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2007 정시 논술 특집

  • 입력 2006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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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제

[문제] 두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추론되는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제시한 후, 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제시문을 참고하여 논술하시오.(2500자 내외)

■ 학생글

이웅희·인천외국어고 2학년

① (사례 A)에서는 인터넷이라는 통신 매체의 발달로 인한 현대 사회의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 가족 및 친구와 보내는 시간, 즉 직접적인 인간간의 대면 기회와 시간이 줄어들고, 심지어 대중 매체로부터 유리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 그것이다. ② 또한 조사된 대상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깥 오프라인 생활이 아닌 온라인 생활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사례 B)는 상호 의사소통 단절로 인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례 A와 B를 종합해보면, 결국 현대 사회에서의 인간관계의 단절과 소외, ③ 그리고 삶의 터전인 사회로부터 유리된 우리 현대인들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산업사회와 정보 사회를 거치면서 변화와 혁신을 길을 걷고 있다. 단적인 예가 전자산업 분야이다. 끊임없는 개발과 연구로 기존 제품보다 더욱더 향상된 기능의 제품을 생산해내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열정으로 인해 인간의 생활은 더욱더 윤택하고 편리해졌다. 그러나 현대 사회를 비롯한 이러한 주위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우리 인간에게 소외와 단절이라는 문제점을 야기시키는 양면성을 지니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점을 일으킨 원인과 배경은 무엇일까?

먼저, 인간의 개인적 극복 의지의 부재를 들 수 있다. ④ 급변하는 자신의 주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 부적응이 처한 상황을 극복하려는 의지마저 없애버린 것이다. 다음으로, 산업사회가 강요하는 인간의 소유 욕망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재화는 한정돼있다. ⑤ 그러므로 인간은 한정된 재화를 더욱더 많이 소유하려고 인간의 생존 존재라는 가치에 목표를 두지 않고 재산과 같은 물질적인 것들을 추구하게 되었다. 즉, 물질적인 가치에 얽매여 살게 된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TV, 라디오, 인터넷 등과 같은 대중매체의 발달 때문이다. ⑥ 이와 같은 매체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또한 손쉽게 빠져들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상호 교류하는 관계가 아닌 일방적인 대중 매체의 정보 제공을 인간이 눈과 귀로 받기만 하는 특징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실질적인 사회적 생활보다는 편리하고 손쉬운 대중 매체에 빠져 들게 된 것이다.

⑦ 그 결과, 인간간의 상호 관계를 형성할 기회가 줄어들고, 인간관계 단절이라는 문제를 낫게 된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인터넷이라는 공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은 가상공간이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접할 수 있는 공간이다. ⑧ 그러나 여기서의 만남은 직접적인 만남이 아닌 컴퓨터 스크린, 브라운관을 통한 일시적인 만남이자, 제한적이며 맹목적인 만남이다. 물론, 가상공간에서의 만남이 직접적인 만남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그 경우는 드물며 진정한 의미의 만남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인터넷 공간에서 의사소통, 즉 대화를 하더라도 그 대화는 인터넷의 가장 큰 특징인 익명성을 동원한 간접적인 대화이며 인간과 인간간의 직접적인 상호 교환적 대화가 아닌 것이다. 결국 인간을 둘러싼 주위의 환경 때문에 인간관계의 단절과 소외라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실제적인 인간관계가 줄어든 현대사회의 지금 상황이 더욱더 심화된다면 그 결과는 참담할 것이다. 제시문 3에서처럼 인간성을 상실함은 물론이고 타인과의 상호 교류 작용이 사라질 것이다. ⑨ 또한 많은 인간들에게 정체성 혼란을 일으켜 인간의 삶의 터전인 사회에 더욱더 적응하기 힘들게 만들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인간 관계의 단절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⑩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제시문 1에서 알 수 있듯이 나와 너의 관계, 즉 인간과 인간 간의 직접적인 만남과 관계가 될 수 있도록 인간 스스로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역 공동체, 시민 활동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많은 사람들과 접할 수 있도록 대면 기회를 확대해 타인과의 올바른 관계, 진정한 의미의 관계 형성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소유하려는 욕심, 이기적인 욕망을 최대한 줄일 필요가 있다. 곧 물질 중심의 추구는 우리 인간의 삶을 속박, 억압하기 때문에 인간 중심으로의 삶의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⑪ 우리 인간의 사회, 공동체에 속하고 의지를 지닌 존재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존재가치를 최대한 활용해 주체적인 인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개인 각자가 삶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갖고 진정하고, 올바른 인간관계를 성립하려는 의식을 지녀야 함을 상기, 숙지해야 할 것이다.

당위적인 주장 뒤에는 구체적 논거를 받쳐줘야

추상적 중언부언 감점요인… 의미중복 말아야

■ 첨삭지도

1문단: 두 가지 사례에서 공통된 문제점을 도출하는 문제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문제는 우선 사례를 통해 도출되는 공통 문제점을 서술한 뒤, 사례 A와 사례 B의 사항을 근거로 제시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자연스럽다. 즉, ‘결국’ 뒤에 이어지는 문장을 첫 문장으로 제시하는 것이 훨씬 논지 전개를 매끄럽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2문단: 이 학생은 서론 부분에서 정보사회가 인간사회의 문제점을 불러일으켰음을 말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내용에서는 정보사회의 발달과 그로 인한 생활의 윤택이라는 부분만이 제시되어 있을 뿐 그것이 왜 인간 소외를 일으키게 되었는지 언급이 없어 글의 완성도가 다소 떨어진다.

3문단: 이 문단에 나타난 문제는 바로 구체화의 부재이다. 논술에서 어떤 내용을 제시하였다면 그를 뒷받침해 주는 예시나 논거를 서술할 필요가 있다. 이 학생은 문제점의 원인으로 개인적 극복 의지의 부재, 한정된 재화로 인한 소유 욕망의 증가, 대중매체의 몰가치성을 들고 있으나, 이러한 원인이 정확히 어떠한 문제를 빚어냈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그저, 제시한 원인을 다음 문장에서 길게 풀어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4문단: 제시문을 참고하여 글을 쓰는 논제와 같은 경우, 글의 완성도는 제시문이 얼마나 글에 녹아 있느냐로 결정이 된다. 즉, ‘제시문1에서처럼∼’으로 서술하는 것과 같은 경우에는 독자가 제시문의 내용을 안다는 전제하에, 제시문을 그대로 자신의 글에 인용한 경우이다. 이보다는 제시문을 통해 자신의 논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논제에 제시문을 끌어오는 것이 바람직하다.

5문단: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 부분이다. 해결책은 학생이 제시한 원인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개인적 극복 의지의 부재, 한정된 재화로 인한 소유 욕망의 증가, 대중매체의 몰가치성’이라는 학생이 제시한 원인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서술이 부족하다. 또한 더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부분이다.

① ‘인터넷이라는 통신 매체의 발달로 인한’이라는 부분은 현대사회를 꾸며 주고 있는 관형절로, 서술어가 생략되어 있다. 관형절이 안긴 문장의 경우, 서술어의 관형사형으로 종결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이 문장에는 ‘빚어진’이라는 서술어를 첨가하는 것이 적절하다.

② ‘바깥’과 ‘오프라인’의 의미가 중복된다.

③ 제시된 사례는 현대인의 단면적인 모습을 보여 주는 사례로써, 현대인들 전반을 아우르는 표현보다는 현대인의 단면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는 표현이 더 낫다.

④ 주어진 문장에서 ‘부적응’이 ‘처해 있다’는 주술 호응은 어색하다.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풀어서 쓰는 편이 낫다.

⑤ ‘인간은 한정된 재화를 더욱 더 많이 소유하려고 한다.’, ‘인간은 생존 존재라는 본질적 가치에 목표를 두지 않게 된다.’, ‘인간은 재산과 같은 물질적인 것들을 추구하게 되었다’는 세 문장을 이어야 하므로, ‘∼고’라는 연결 어미를 중복시키는 것보다 다른 연결어미를 사용하거나 보다 간결하게 문장을 정리하는 편이 낫다. 따라서 ‘그러므로 인간은 생존이라는 본질적 가치보다 한정된 재화를 더욱 더 많이 소유하고자 하는 물질적인 가치를 추구하게 되었다’는 표현이 낫다. ‘즉,∼’ 이후의 문장은 의미가 중복되므로 생략하는 것이 간결하다.

⑥ ‘∼고’라는 대등적 연결 어미와 ‘또한’이라는 연결어(접속부사)가 중복되므로, 연결어를 생략하는 편이 낫다. 또한 ‘손쉽게 빠져드는’ 주체가 생략되어 있다. 매체가 손쉽게 빠져드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에 사람들이 손쉽게 빠져드는 것이다. 또한 다음 문장에서 ‘특징이 있다’는 서술어가 반복되므로 생략하는 것이 낫다.

⑦ ‘인간간의 상호 관계’에서 의미가 중복되므로 문맥상 ‘인간관계’ 혹은 ‘대인관계’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또한 인간관계 단절이라는 문제를 ‘낫게 된’것이 아니라 ‘낳게 된’ 것이므로 적절한 어휘를 선택하여 사용하여야 한다.

⑧ 가상공간에서의 만남 또한 일정한 목적을 갖고 있으므로 ‘맹목적인’이라는 어휘보다는 ‘직접적인’의 반의어인 ‘간접적인’ 만남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⑨ 정체성 혼란을 일으키는 사동 표현의 주어가 부재해 있다. 현대사회에서 줄어든 인간관계는 정체성 혼란을 일으켜 사회에 더욱 더 적응하기 힘들게 만들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제시하는 편이 낫다.

⑩ 이 문장에서는 주어인 ‘해결책’이 ‘∼할 것이다’라는 서술어와 호응되지 않으므로, ‘해결책으로 ∼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로 고치는 편이 낫다.

⑪ ‘의’는 관형격 조사이므로 주격 조사 혹은 주격 조사나 혹은 주격 보조사를 사용하여 주어를 표시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 인간은 공동체에 속한 의지를 지닌 존재이다’로 고치는 것이 매끄럽다.

이석록 메가스터디 평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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