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어머니 수술비 모금 전남대 학생들에 깜짝선물

  • 입력 2006년 12월 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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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학우 어머니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김밥을 만들어 파는 전남대 문헌정보학과 학생들이 7일 오전 익명의 기탁자에게서 받은 1000만 원이 담겨 있던 종이가방과 카드를 들고 웃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동료 학우 어머니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김밥을 만들어 파는 전남대 문헌정보학과 학생들이 7일 오전 익명의 기탁자에게서 받은 1000만 원이 담겨 있던 종이가방과 카드를 들고 웃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7일 오전 전남대 사회대 신문사 편집실에 50대와 30대로 보이는 여성 2명이 종이가방을 들고 찾아왔다.

이곳에서는 문헌정보학과 학생 10여 명이 같은 학과 1학년 여학생 어머니의 심장병 수술비에 보태기 위해 김밥을 만들고 있었다.

두 사람은 “학생들이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한 지방방송국 라디오를 듣고 과자와 초콜릿을 싸가지고 왔다”며 종이가방을 문헌정보학과 학생회장인 손범석(23·2년) 씨에게 건넸다.

손 씨는 고맙다며 이름과 연락처를 물었으나 이들은 “별 일도 아닌데…”라며 손사래를 치며 도망치듯 사라졌다.

손 씨와 학생들은 이들이 주고 간 종이가방을 펼쳐 보고는 깜짝 놀랐다.

가방 안에 현금 1000만 원이 작은 메모지와 함께 과자에 감춰져 있었던 것. 메모지에는 ‘우리가 손을 잡고 함께한다면 어떤 어려움도 이길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에 이 길로 올 수 있었습니다. (학생 어머니의) 수술이 잘돼 건강을 되찾기를 기원합니다. 당신들이 있기에 세상이 아름답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손 씨는 “말투 등으로 미뤄 서울에서 오신 분들 같았고 선후배 사이처럼 보였다”며 “천사 같은 두 분에게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학과 김설(23·여·4년) 씨는 “1일부터 김밥을 만들어 팔아 지금까지 120만 원을 모았다”며 “오늘 다녀가신 두 분 말고도 돈을 보내기 위해 계좌번호를 묻거나 쌀을 기증하겠다는 사람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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