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중학 논술 클리닉

  • 입력 2006년 11월 28일 03시 02분


■ 논제

글 (가)는 올바른 시민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는 시민의 참여 자세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글 (나)는 루쉰(魯迅)의 ‘아Q정전’에 등장하는 주인공 아Q에 관한 이야기이다. 글 (나)에 등장하는 아Q의 행동을 시민의 사회 운동 참여의 관점에서 옳고 그른지 논하고, 시민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 사회 운동에 참여하는 바람직한 자세를 600자 내외로 논술하시오.

■학생글

조수연·부산 개림중학교 1학년

아Q의 행동은 시민 사회의 시민으로서 올바른 행동이 아니다. 왜냐하면 혁명당을 싫어하다가 용돈이 없고 술을 먹어서 홧김에 혁명당에 가입하려던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확한 목표도 없이 혁명당의 뜻도 모른 채 그냥 순간적인 기분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시민 사회란 시민들이 서로 힘을 합쳐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올바른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의 이익만을 취해서는 안 되고 모두의 이익을 생각해야 한다. 다시 말해 자기의 생각만을 내세우지 말고 때론 다른 사람의 의견도 들어 주어야 한다. 사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스스로 참여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어려울 때는 서로를 위해 주고 기쁠 때는 다 같이 기쁨을 나누어야 한다. 우리의 참여 자세가 바르다면 분명 우리의 시민 사회도 더욱 발전하게 될 것이다. 아Q의 행동처럼 아무 의미 없이 사회 운동에 참여하지 말고 우리들을 위해, 사회를 위해 노력한다는 마음을 가지고서 참여하게 되면 시민 사회는 정말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시민의 사회 참여를 두고 서로 남의 탓을 하기에 바쁘다. 이런 일이 개선되지 못하고 반복된다면 시민 사회는 발전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회 참여에 있어 배타적이기보다는 이타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석·경기 수일중학교 3학년

아Q는 날품팔이를 하며 좀도둑질이나 하는 무식한 사람이다. 그는 혁명당 이야기를 듣고 혁명에 대해 알지도 못한 채 주변사람들이 ‘반역’이라는 말을 두려워하는 것을 보고 무조건 옳다고 혁명에 참가하려 한다. 이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아Q와 같은 사람들을 현대 사회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몇몇 사람들은 정치에 관심을 기울이지도 않으면서 단순히 언론의 이야기만을 믿는 데다가 투표에 참여하거나 시민단체에 활동하거나 하는 노력도 하지 않았으면서 정치인들의 나쁜 점만 보고 비판을 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국가정책이나 정치인들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 예를 들어 일부 언론만 가지고 사람들은 우리나라는 요즘 들어 실업자가 늘어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실업률을 가지고 있고 그러한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 적당한 이유 없이 무조건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이는 크게 타당하지 않았다. 시민사회의 주인은 시민들이다 그래서 시민들은 그 사회를 스스로 다스려 나가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인구가 많고 영토가 넓기 때문에 시민들은 대표를 뽑아 그들로 하여금 나라나 지역 사회 일을 맡아 보게 하고 있다. 우리는 정부가 하는 활동이나 정책에 대해서 명확히 알고 그에 대해 감시와 견제를 해서 개인과 사회를 위한 합리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이러한 정치참여는 시민인 우리가 해야 할 의무이다.

■ 총평

시민 사회를 이끌고 만들어 가는 것은 시민이다. 그래서 시민은 본인들의 판단과 참여 여부가 사회를 좌우한다는 것을 깨닫고 개인과 사회를 위한 합리적 판단과 참여를 하도록 해야 한다. 이에 관한 내용이 글 (가)에서 제시되고 있다. 글 (나)는 루쉰의 ‘아Q정전’의 일부로서 주인공 아Q의 어리석은 모습을 통해 시민의 사회 참여에 대해 무엇이 옳은 방향인지를 한 번쯤 생각하게 해 주고 있다. 다시 말해 주인공 아Q는 ‘혁명’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본인의 이익을 위해서 순간적으로 사회 운동에 참여하게 되며, 이후 그의 어리석은 판단과 참여는 그로 하여금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게 한다. 이런 현상을 보고 시민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어떤 자세를 가지고 시민 사회에 참여해야 하는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이번 논제는 시민이 사회 운동 참여를 할 때 어떤 자세를 취해야 바람직한 자세인지를 묻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 사회의 의미를 알아야 하며, 사회 운동에 시민이 참여했을 때 발생되는 여러 가지 현상에 대해 미리 알아보아야 한다. 또한 이전에 발생된 여러 가지 현상을 분석하여 사회 운동 참여에서 가장 바람직한 자세가 무엇인지 나름대로 제시해야 한다. 고무적인 것은 이 논제에 대한 학생들의 여러 의견에서 평상시 시민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여러모로 고민한 흔적이 묻어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간혹 주어진 글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 못하고 엉뚱한 얘기를 하는 경우가 있었다. 특히 ‘아Q정전’의 상황을 알지 못한 채 인물에 대한 평가를 내려 전혀 다른 논제의 글이 된 경우를 말하는데 이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주어진 글, 특히 허구적 텍스트의 지문일 경우 텍스트에 따른 상황 분석에서 자칫 큰 실수를 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조수연 학생의 글은 시민 사회란 무엇인지에 대해 나름대로 개념을 정리함으로써 그 개념의 범주 내에서 간결하면서도 명확한 주장을 펼쳤다. 이런 자세는 포괄적이거나 관념적인 논제에 대해서 논할 때 자신의 주장을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는 효과를 얻는다. 즉 이에 대한 연습이 잘 된 학생의 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주장의 반복만 있지 그에 관한 근거 제시가 다소 미흡했다. 즉 시민 사회에 있어 시민의 사회 참여에 관한 단적인 예들을 들어 논자가 주장하고자 한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타적인 시민의 자세를 논했어야 좀 더 객관적으로 설득력을 얻었을 것이다. 강조하지만 논술문에서 거듭된 주장의 반복이 근거는 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이석 학생의 글은 제시글과 오늘날 사회에 있어 시민 참여의 문제를 적절한 예를 들어 잘 연결하고 있는 것이 돋보인다. 더불어 시민의 정치 참여와 국가 운영에 대한 관심과 관련된 여러 가지 내용을 접목한 것을 볼 때 이 분야에 배경지식이 풍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두 말할 것도 없겠지만 본인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배경지식을 활용하여 논술문에 제시하는 능력은 많은 독서를 통해 완성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그러나 본론 끝부분의 ‘그러나 많은 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이는 크게 타당하지 않았다.’의 내용은 시민의 참여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현실 문제를 지적하는데 부연 설명으로 쓰일 수 있지만 근거로서 자료 제시가 명확하지 않아 반론의 여지를 남긴다. 두 학생 모두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통계 자료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김재필 LC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 다음논제 - 써서 보내요

장래의 희망 직업을 선택·결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글 (가)처럼 간혹 눈에 보이는 직업의 모습만을 보고 결정하여 직업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글 (가)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을 글 (나)의 사례에서 찾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600자 내외로 논술하시오.

■제시문

직업을 선택한다는 것은 가치 선택이자 더 나아가 가치를 적극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직업 선택의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도덕 문제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다음 이야기를 읽고, 더 깊이 생각해 보자.

미술 과제물을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과제물은 자신의 장래 희망 직업을 표현할 수 있는 명함을 제작해 오는 것이었다. 미술 시간이 되어 과제물로 만들어 온 명함을 한 사람씩 발표하기 시작했다.

“창한이는 왜 가수가 되려고 하지?”

“멋있잖아요? 인기도 많고 돈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숙경이는 왜 판사가 되려고 하니?”

선생님은 이렇게 한 명씩 자기 명함을 발표한 학생에게 간단한 질문을 하셨다. 소정이의 차례가 되었을 때에 선생님은 똑같은 질문을 하셨다.

“소정이는 왜 교사가 되려고 하니?”

“공무원이 안정적인 직업이래요. 애들 가르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고요.”

선생님은 다른 질문을 또 하셨다.

“그럼 재미있고 안정적인 직업이 있다면, 굳이 교사가 아니라 그 직업을 선택하겠구나.”

뜻하지 않은 선생님의 질문에 소정이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중 3 도덕 120-121쪽]

직업교육의 현실=실업고의 경우 소질ㆍ적성보다 성적이 낮은 학생,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이 주로 진학하다 보니 교육 질 저하, 높은 중도 탈락률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2004년 중도탈락률은 일반고가 0.9%인 반면 실업고는 3.3%에 달했다. 실업고 입학생도 1997년 33만6000명에서 지난해 17만3000명으로 절반으로 줄어든 반면 전문대 미충원 인원은 1998년 7000명에서 지난해 5만2000명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등 직업교육기관 기피 현상이 깊어지고 있다.

실업고ㆍ전문대 졸업자에 대한 산업체 불만족 및 막대한 재교육 비용, 4년제 대학 졸업자보다 훨씬 낮은 보수, 수급 불균형에 따른 구직난ㆍ구인난 동시 발생 등도 우리 직업교육의 고질적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국민 학력의 전반적인 상승과 고등교육 보편화, 산업구조 고도화에 따른 지식기반 산업 비중 증가, 단순기능ㆍ노무직이 아닌 전문기능ㆍ기술직 인력 수요 증가, 고용형태 변화 및 외국인 노동자의 저숙련 노동시장 대체, 경제난 여파에 따른 대졸자 하향 취업과 고졸자 일자리 감소 등도 구조화되고 있다.

직업교육 체제도 학교→산업체→학교 간 이행이 원활하지 못한 채 단절돼 있고 학생ㆍ산업체ㆍ지역사회 수요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교원 전문성이 직업세계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 아울러 중등 및 고등단계 직업교육과 직업교육 및 직업훈련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않고 있고 직업ㆍ진로지도 부실, 정부투자 미흡, 산업체ㆍ지지체 관심 저조 등도 총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동아일보 기사]

박승렬 LC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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