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강북 집값 올라 투기지역 지정했다니…

  • 입력 2006년 11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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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의 노원구와 도봉구, 중랑구 등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싸다는 강북지역 5개 자치구가 주택투기지역으로 지정되자 해당 지역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최근 2개월간 주택가격이 상승해 주택투기지역으로 지정했다는 정부의 발표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것.

강북 주민이 반발하는 이유는 주택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 양도소득세의 과세기준이 아파트 공시가격(시가의 80% 수준)에서 실거래 가격으로 바뀌어 세금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도봉구 쌍문동에서 공인중개업을 하고 있는 차명자 씨는 “도봉구는 아파트 30평형을 팔아도 2억 원이 채 안 돼 강남의 20평대 아파트에 전세로도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는 (주택투기지역 지정 등) 탁상공론만 할 게 아니라 현장에 나와서 집값을 확인해 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도봉구 방학동 북한산SK아파트 가격이 최근 5000만 원가량 상승한 것을 제외하고는 도봉동 쌍문동 창동 등 대부분 지역의 집값이 거의 오르지 않았다는 게 차 씨의 얘기다.

도봉구청의 한 직원은 “21일 발표 이후 주택거래지역 지정에 따라 거래세 부담이 얼마나 늘어나느냐는 민원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며 “강북지역 주민은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한 강남과 비교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본보가 강북지역 9∼10월 아파트 실거래가를 조사한 결과 이번에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노원구는 중계동 학원가 부근인 청구아파트 37평형 로열층(8층)이 10월 5억3000만 원에 거래돼 9월에 비해 1억 원 정도 상승했다.

반면 노원구 내에서도 지하철역 부근이나 학원가를 제외하고는 집값이 1000만∼5000만 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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