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건설노조 김진배 위원장은 22일 노조 집행부 간부 6명과 함께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기파업으로 포항시민에게 불편과 걱정을 끼치고 특히 포스코 본사 점거농성으로 포스코에 큰 피해와 상처를 입혔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어 "원인과 잘잘못을 떠나 포스코 측에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건설노조가 포스코에 공식적으로 사과를 한 것은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포스코 본사 점거는 당시 집행부가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결정한 무모한 투쟁방식이었다"며 "이로 인해 대다수의 조합원들이 피해를 입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포스코는 문제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만큼 구속자 조기 석방과 포항제철소 출입을 못하는 90여 명, 손해배상소송 등에 대해서도 교섭창구를 마련해 새로운 관계를 회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스코 측은 노조의 이 같은 사과를 받아들이면서도 현재 재판에 계류 중인 16억 원 손배소는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진정으로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손배소와 출입제한 조치는 분명한 원칙으로 전제돼야 한다"며 "사과 표명을 이 같은 문제와 연결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포항건설노조는 6월30일부터 파업에 들어가 포스코 본사를 9일 동안 점거하는 등 과격한 시위를 벌이다 9월20일 노조원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을 종결했다.
포항=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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