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권총강도 현금 1억 털어 도주

  • 입력 2006년 10월 21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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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에 찍힌 용의자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국민은행 강남역 지점 폐쇄회로(CC)TV에 찍힌 권총 강도 용의자. 여직원의 안내를 받아 출입문에 들어서는 장면이다. 사진 제공 서울강남경찰서
CCTV에 찍힌 용의자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국민은행 강남역 지점 폐쇄회로(CC)TV에 찍힌 권총 강도 용의자. 여직원의 안내를 받아 출입문에 들어서는 장면이다. 사진 제공 서울강남경찰서
20일 오후 5시 10분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국민은행 강남역 지점 ‘골드&와이즈 프라이빗 뱅킹센터’에서 30대 남자가 권총으로 지점장을 협박해 현금 1억500만 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범인은 오후 3시 55분 손님으로 가장해 2층 지점장실에 들어가 “8억 원을 예치하고 싶은데 재산을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지점장 황모(48) 씨와 단둘이 상담을 하다 4시 22분경 강도로 돌변했다.

지점 안에 설치된 폐쇄회로(CC) TV에 찍힌 이 남자는 키 175∼178cm가량의 짧은 머리 스타일에 감색 양복과 흰색 셔츠를 입고 있었으며 둥근 선글라스를 착용해 얼굴을 가렸다.

범인은 상담을 하는 척하다가 갑자기 권총과 실탄 한 발을 지점장 황 씨에게 보여 주며 “내가 2주 동안 당신 집이 어디 있는지 살피며 (범행을) 준비해 왔다”면서 “신고하면 가족에게 위해를 가하겠다”고 협박했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범인은 처음에 현금 2억 원과 수표 1000만 원을 요구했으나 황 씨가 “보유 중인 현금이 없다”고 하자 다시 현금 1억500만 원을 요구했다. 황 씨는 그 자리에서 전화로 직원에게 돈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

범인은 1층 현관까지 지점장을 데리고 가 배웅을 받은 뒤 끝까지 손님인 척 행동하며 직원에게서 보라색 국민은행 종이가방에 5000여만 원씩 나눠 담은 돈을 받아 강남역 방향으로 걸어서 달아났다.

경찰은 18일 오후 9시 반경 서울 양천구 목동의 사설 실탄 사격장에서 9mm 구경 권총 한 자루가 없어진 사실을 확인하고 이날 범행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은행 측은 사건이 발생한 지 1시간이나 지난 오후 6시 6분경 112로 신고해 경찰은 뒤늦게 수사에 나섰다.

지점장 황 씨는 “가족의 신변을 위협해 신고를 망설였으며, 내부 사고보고서 작성 때문에 신고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 직후 전국에 수배령을 내리고 서울 및 지방의 도로에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이 은행은 고액 예금 및 투자자를 상대로 하는 전문 프라이빗 뱅킹으로 일반 은행처럼 비상벨과 청원경찰 등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CCTV 화면에 찍힌 용의자 사진을 공개하고 현상금 1000만 원을 내거는 등 공개 수사에 나섰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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