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비자금 120조원 속인 사기범 구속

  • 입력 2006년 9월 29일 16시 04분


코멘트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과거 정권 비자금 120조 원을 실명화하는 데 도움을 달라며 수십조 원을 입금받아 가로채려 한 혐의(사기미수)로 엄모(47)씨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과일 도매상인 엄씨는 지난해 5월 공범 12명과 짜고 모 금융기관 잠실지점장 박모(54)씨와 마포지점장 최모(49)씨에게 청와대 고위관계자를 사칭하며 접근, "비실명 계좌에 예치된 구(舊)정권 비자금 중 일부를 실명전환하려고 하니 전산처리를 조작해 달라. 협조하면 500억 원의 사례금을 주고 승진을 보장하겠다"고 속여 54조 원을 입금받으려고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엄씨 등은 "청와대, 국가정보원,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원, 국세청, 대검찰청 등 6개 기관이 합동으로 구 정권의 비자금 120조 원을 실명 전환해 국책 사업에 사용하려고 한다"며 박씨와 최씨를 속이려고 시도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지난해 전원 검거돼 유죄판결을 받은 엄씨의 공범들은 강원도와 서울 등의 금융기관 여러 곳에서 비슷한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였다.

이들은 금융기관 관계자들을 꼬드겨 모 종교단체 계좌에 162억 원이 입금된 것처럼 허위 전산처리를 하는 등 중간 단계까지 성공한 경우도 있었으나 실제 자금 인출에는 실패했다.

`청와대 경제분석실장'을 사칭해온 엄씨는 실명이 알려지기 전에 잠적한 뒤 도피생활을 해 오다가 26일 서울 송파경찰서의 불심검문에 적발돼 검거됐다.

<디지털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