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요즘 우리 아파트는/대구 달서구 보성은하타운

  • 입력 2006년 9월 28일 09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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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신∼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할머니, 생신 축하합니다.”

26일 낮 12시 대구 달서구 월성종합사회복지관 내 ‘수복정’.

인근 지역 노인들의 쉼터인 이곳에는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달서구 상인동 보성은하타운 부녀회 회원 10여 명은 이날 생신을 맞은 70, 80대 할머니 5명을 위해 정성껏 만든 음식으로 생신상을 차리고 파티를 열었다.

이 파티에는 평소 점심때 이곳에서 끼니를 때우는 어르신 130여 명이 함께 참여했다.

남편과 사별한 뒤 12평 아파트에서 홀로 지내 온 배순희(73) 할머니는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권하는 부녀회원의 손목을 잡고 “기분이 정말 좋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보성은하타운 부녀회원들은 10여 년째 매달 한 차례 이곳에 모여 월성종합사회복지관 측이 제공하는 무료 급식용 음식을 장만한다. 이들은 특히 이날 평소보다 1시간 일찍 도착한 뒤 2, 3명씩 조를 나눠 부침개를 만들고 생선을 굽고 미역국을 준비하는 등 5시간 동안 구슬땀을 흘렸다.

부녀회원인 장난희(50·주부) 씨는 “매달 이곳에서 어르신들이 드실 음식을 장만하지만 오늘은 특히 의지할 데 없는 할머니들의 딸 노릇을 한 것 같아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회원 정미숙(50) 씨도 “이웃 주부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서 ‘10년은 젊게 보인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며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 하고픈 일이 많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들은 부녀회 활동 외에도 대부분 종교단체나 사회단체 등을 통해 한 달에 2, 3번 정도 장애인 등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사회복지시설 등을 찾아 불우 청소년들에게 교복을 맞춰 주고 김장도 담가 주는 등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부녀회 정윤자(53) 회장은 “기존 회원은 대부분 40, 50대지만 최근 30대 주부들도 참여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아파트 이웃사촌’의 정을 다져 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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