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일 교육부총리 내정자 사학법 오락가락

  • 입력 2006년 9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안경 바꿔 쓰고…15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도중 김신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내정자가 안경을 바꿔 쓰고 있다. 김 내정자는 이날 여야 국회의원들로부터 “고교 평준화와 자립형사립고 문제에 대해 소신을 바꿨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종승 기자
안경 바꿔 쓰고…
15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도중 김신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내정자가 안경을 바꿔 쓰고 있다. 김 내정자는 이날 여야 국회의원들로부터 “고교 평준화와 자립형사립고 문제에 대해 소신을 바꿨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종승 기자
15일 김신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사립학교법 개정, 2008학년도 서울대 입시안, 평준화 제도 등에 대한 김 내정자의 소신이 쟁점이 됐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의원들은 똑같은 사안을 놓고도 자기 당의 입장에 맞는 발언을 이끌어내기 위해 김 내정자를 추궁했고, 때론 여야가 뒤바뀐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사학법 입장 오락가락=김 내정자는 이날 오전 야당 의원들이 사학법 재개정 의견을 묻자 “일정 부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필요하면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는 등 긍정적 입장인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사학법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라”고 몰아세우자 “답변이 불확실해서 의도하지 않은 혼란을 일으켰다. 법 개정은 국회의 권한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논의하면 존중하겠다는 뜻”이라고 물러섰다.

하지만 사학 정책을 묻는 질문에는 “사학이 매우 다양한데 하나의 법으로 (사학을) 관리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서울대와 입시안 협의 중”=여당 의원들은 “서울대가 논술 반영 비율을 30%로 올린 것은 사실상 본고사 부활”이라며 대책을 촉구했다.

김 내정자는 “대학이 우수 학생을 뽑으려는 것이 나쁘지는 않지만 가정환경에 따른 학력 격차가 있고 입학 당시의 학력만 재려는 것은 문제”라며 “(서울대 입시안이) 고교 교육을 잘못 끌고 갈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교육부가 서울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평준화 유지 보완이 소신”=김 내정자는 “평준화 유지 보완은 나의 일관된 생각”이라며 “기본 틀을 깨지 않는 범위에서 별도의 학교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평준화는 댐과 같은 존재로 물이 넘치면 보조 수로를 통해 물을 흘려보내야 한다”며 “일반 학교가 역할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특수목적고, 자립형사립고 등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교별 실력을 평가하기 위한 학력고사 도입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소신 안 바꿨다”=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이 “부총리 내정 이후 교육정책에 대한 소신이 바뀐 것 아니냐”고 질의하자 “바꾼 적이 없다”고 맞섰다.

김 내정자는 “내정되기 전에 노무현 대통령을 만났다”고 소개하고 “고교 평준화에 반대하지 않으며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 일관된 생각이었다”고 답변했다.

그는 “수월성과 평등성은 항상 균형 있게 신장돼야 한다는 게 지론인데 현 정부의 교육정책도 그렇게 가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정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변하기보다는 “알아보고 열심히 하겠다” “전적으로 동감한다” 등 모호한 답변을 자주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한 질문에는 “교원단체의 발전 과정 등을 보면서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면서 피해 갔고, 임시이사 파견 문제에 대해선 “관여한 적이 없어서 정확한 내용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신일 부총리 내정자의 인사청문회 발언 내용
쟁점발언 내용
사립학교법 재개정“일정 부분 개정할 필요 있다.”“법 개정은 국회 권한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논의하면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사학은 매우 다양한데 하나의 법으로 관리하는 것은 무리다.”
2008학년도서울대 입시안“고교의 정상적 교육과정을 해치고 방향을 잘못 끌고 갈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서울대와 교육부가 협의 중이다.”“대학이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최소화하겠다.”
평준화“평준화 유지 보완이 소신이다. 평준화는 댐과 같은 존재다. 물이 넘치면 보조수로로 물을 흘려보낸다. 일반 학교가 제 역할 못해 특목고 등이 생기는 것이다.”
자립형사립고“자사고 확대가 아닌 (시범실시) 연장을 제안한 것이다.”
소신 변화 논란“사인(私人)으로서 한 말이 그대로 정책이 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말이다. 소신을 꺾는 게 아니라 소신대로 가겠다는 것이다.”
대학입시“어릴 때부터 학력격차가 난다. 입학 당시의 학력만 갖고 대학에 가는 건 사회정의의 문제다. 그 부분에 대한 정책을 세우겠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