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교육위원 참패 ‘남탓’…“보수언론 색깔논쟁 때문에”

  • 입력 2006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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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대 교육위원 선거에서 참패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그 원인을 ‘남의 탓’으로 돌리며 기존 정책을 고수키로 했지만 학부모단체들은 전교조의 철저한 자기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전교조는 지난달 31일 울산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에서 실시된 교육위원 선거에서 42명을 ‘단일후보’로 추천했지만 14명만 당선됐다. 2002년 34명을 추천해 24명을 당선시킨 데 비하면 참패라고 할 만하다.

전교조는 당초 1일 오후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취소했다. 하지만 전교조의 한 관계자는 “‘통일교재’로 촉발된 색깔논쟁이나 교육 관료의 사전 담합이 선거 참패를 가져왔다”면서 “이는 전교조의 공식 입장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동아 조선 등 보수 언론의 왜곡된 색깔논쟁 때문에 선거에 참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교육장이나 교장 등 보수 관료 출신 후보들이 사전 담합을 했고 일부 사립학교에서는 교장이 (선거인단인) 학교운영위원을 사실상 임명해 예상보다 불리한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뉴라이트 단체들은 전교조가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고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전교조 측은 “기존 정책과 주장 등 ‘자신의 행위’가 선거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자립형사립고, 교원평가제 등에 반대하는 기존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이날도 차등 성과급에 반대해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 앞에서 농성을 54일째 계속했다.

전교조 측은 “당선된 전교조 측 교육위원들이 소수지만 다른 교육위원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부모단체들은 “전교조의 정책이 학생 및 학부모의 요구와 유리되어 있었다”면서 전교조가 ‘내 탓’을 하기를 요구했다.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이경자 사무국장은 “거듭나려는 노력을 안 하던 이기적 교사집단이 심판을 받아 다행”이라며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다면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더 크게 외면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최미숙 대표는 “전교조가 정책에 사사건건 반대하고 길거리에 뛰어나가 농성하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일이었는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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