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아직도 통하는 ‘청와대 사칭’

  • 입력 2006년 7월 22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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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경찰서는 21일 청와대 고위 인사의 친척을 사칭해 모텔 여주인에게 접근하여 수억 원의 돈을 뜯어낸 혐의(상습사기)로 김모(39·무직)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 씨는 3월 초 자신의 이력을 감추고 사기를 치기 위해 고창의 한 모텔에 취업했다.

김 씨는 모텔 여주인(46)에게 “큰형이 청와대 법무팀장이고 다른 형들은 부장검사와 경찰서장”이라고 속였으며, 친구들을 동원해 청와대 직원이라고 모텔에 전화를 걸게 하고 고위 공직자 명의로 화환을 보내게 했다.

그는 또 여주인과 함께 TV 뉴스를 보면서 “저기 형님께서 대통령 옆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꾸며대기도 했다.

이렇게 여주인의 환심을 산 김 씨는 “급한 돈이 필요한데 수일 내로 갚겠다” “모텔을 비싼 값에 팔아주겠다”고 속여 3월부터 최근까지 58차례에 걸쳐 2억7000여만 원을 받아냈다.

김 씨는 계속된 돈 요구를 의심한 여주인이 돈을 갚을 것을 요구하자 “마약 1kg이 있는데 빚 대신 주겠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마약을 대량 유통하려 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조사 결과 김 씨는 4건의 사기죄로 경찰에 지명수배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고창=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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