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충북 새 단체장들 “신선하네”

  • 입력 2006년 7월 13일 0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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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민들은 이달부터 매월 첫째, 셋째 주 수요일이면 남상우 시장과 ‘데이트’ 시간을 갖는다. 남 시장이 취임 직후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겪는 어려움이나 건의사항 등을 가감없이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시장과의 데이트’로 이름 붙여진 이 만남은 첫째 주에는 각 동별로 시민 1명씩을 선정해 현안을 듣고, 셋째 주에는 각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을 만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시장이 시민들을 직접 만나면 막무가내로 시청을 찾아와 민원을 제기하던 사례가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선 4기 충북도내 새 단체장들이 관행을 깨고 신선한 행정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권위주의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시민과의 거리를 좁혀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각종 현안의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 일선 공무원들도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효율성을 강조하는 모습이 좋다”는 반응이다.

남 시장은 ‘시장과의 데이트’와 함께 매월 넷째 주 토요일에는 ‘공무원과의 대화’ 시간을 갖는다.

사무관급 이상 직원들과는 접할 기회가 많지만 하위직 직원들과는 만날 시간이 적기 때문. 남 시장은 “가장 일선에서 시민들과 만나는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해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각수 괴산군수는 최근 전 직원들에게 “각종 공문서 작성 때 문장을 짧게 하고 어려운 한자어나 외래어는 쓰지 말 것”을 지시했다.

임 군수는 “모든 공문서는 가급적 ‘1건 1매’ 원칙을 지키고, 읽는 사람의 이해력과 독해력을 고려해 감정적이거나 위압적인 표현을 지양하고 호감 가는 글을 개발하라”고 당부했다.

김동성 단양군수는 취임 첫날부터 관용차를 놔두고 걸어서 출퇴근 하고 있다.

단양읍 도전리 집에서부터 청사가 있는 별곡리까지 평균 20여분 정도가 걸린다. 그러나 오가며 주민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다 보면 실제 출퇴근 시간이 1시간 가까이 된다.

김 군수는 “그리 먼 길도 아닌데 굳이 관용차를 탈 필요성을 못 느껴 이용하지 않는다”며 “운동도 하고 주민들도 만나 일거양득”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정우택 충북지사는 실국장들에게 “특별한 업무보고가 없으면 간부회의에 참석하지 말고 일상적인 업무는 가급적 내부 연락망을 이용하라”고 했으며, 유영훈 진천군수는 1주일에 한 번 여는 간부회의를 30분 앞당겨 읍면장들이 업무시간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했다.

이에 대해 남기헌(충청대 행정학과) 교수는 “민선 4기로 접어들면서 단체장들이 주민과 함께 호흡하는 지방자치제도의 본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바람직스럽다”며 “취임 초의 전시행정으로 그치지 말고 주민과 함께 하는 동반자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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