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 화상입히고…4년전엔 살인…'무서운 40대'

  • 입력 2006년 7월 11일 1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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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자는 애인의 몸에 불을 질러 화상을 입힌 혐의로 최근 구속된 40대 남성이 4년 전에는 사귀던 다른 애인을 살해한 사실이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그의 범행 동기는 모두 사귀던 여성들이 자신을 무시했다는 것이었다.

피의자 박모(45) 씨는 2002년 12월 7일 밤 충남 논산의 한 저수지 근처에서 노래방 도우미 출신의 내연녀 강모(39) 씨와 술을 마셨다.

이 자리에서 강 씨는 박 씨에게 "음주운전으로 벌금 300만 원을 내게 생겼으니 일을 못하게 된 것까지 감안해서 1000만 원만 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중국음식점 배달원으로 일하던 박 씨에게 1000만 원은 엄두도 내지 못할 돈. 박 씨가 이를 거절하자 강 씨는 "발톱에 때만큼도 안 되는 거지같은 놈"이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격분한 박 씨는 강 씨를 때리고 스카프로 목을 졸라 죽였다. 그는 교통사고로 위장하기 위해 강 씨의 승용차를 운전해 근처 전봇대에 부딪친 뒤 운전석에 강 씨를 옮겨 놓고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인 뒤 달아났다.

경찰의 수사를 피해 서울로 올라온 박 씨는 중구 신당동의 한 쪽방에서 조선족 여성과 동거하다가 1년여 전 노래방 도우미 출신의 김모(45) 씨를 만나 사귀기 시작했다.

그러나 박 씨는 변변한 직업이 없는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지난달 20일 경 동대문구 장안동의 한 모텔에서 김 씨를 폭행했다. 턱뼈가 부러진 김 씨가 서울 구로구 K병원에 입원하자 박 씨는 2일 병원을 찾아가 화장실에서 김 씨의 몸에 불을 붙여 전신 3도의 화상을 입혔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박 씨를 살인 미수 혐의로 4일 구속한 데 이어 상해치사와 사체유기 혐의를 추가해 12일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다.

윤완준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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