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노현경]위탁급식 보고만 있을건지…

  • 입력 2006년 7월 5일 0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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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인 막내가 학교급식이 도저히 맛없어 못 먹겠대요. 어떻게 하죠.”

학교에선 급식이 맛없다고 안 먹다가 집에 오자마자 배고프다고 밥 달라고 아우성이란다.

위탁급식을 하는 인천 A중학교 1학년 학부모의 상담 사례이다.

이보다 더 심각한 경우는 외부에서 운반된 도시락으로 위탁급식을 하는 학교.

큰 딸이 졸업한 부평의 한 여고는 최악이다. 학교자체조리실이 없어 급식 업체에서 매일 아침 만든 밥과 국 반찬을 박스에 담아 배달한다.

점심 때 반찬 통을 열어본 학생은 “어제 그 반찬에 양념만 달라졌네. 국은 식을 대로 식어 기름기가 둥둥 떠다니고 있는데 어떻게 먹으라고….”

앞서 언급한 것은 위탁급식의 문제점 가운데 일부이다. 지난해 인천고교 23개교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급식만족도 설문조사에서 위탁급식에 대한 학생의 불만이 높게 나타났다.

응답한 학생의 78%가 직영급식을 먹고 싶다고 답했다. 위탁급식을 받는 학생은 학교급식이 맛이 없는데다 머리카락, 비닐 같은 이물질이 밥 에서 많이 나오는 등 위생에 문제가 많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번 대형 식중독 사고는 학교급식을 걱정하는 사람이 왜 그토록 위탁급식을 직영급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는지 입증한다.

사태가 이런데도 정부와 교육당국이 정확하고 근본적인 학교급식 대안을 세우지 않고 과거처럼 대충 넘어 간다면 자라나는 아이에게 몹쓸 짓을 한 어른으로 기록될 것이다.

노현경 참교육학부모회 인천지부장 sommers2020@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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