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칼라 범죄 엄정수사…千법무 “검찰지휘권 쓰겠다”

  • 입력 2006년 5월 15일 03시 00분


미국을 방문 중인 천정배(千正培·사진) 법무부 장관은 12일 “검찰이 횡령, 배임, 분식회계 같은 ‘화이트칼라 경제범죄’를 훨씬 더 엄정하게 수사할 수 있도록 법무부 장관이 갖고 있는 검찰(수사) 지휘권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 장관은 이날 뉴욕 맨해튼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연설이 끝난 뒤 질문응답을 통해 “화이트칼라 범죄는 시장경제 원리를 부인하는 큰 범죄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천 장관의 이날 발언은 ‘검찰 수사지휘권’까지 언급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천 장관은 지난해 10월 검찰이 강정구(姜禎求)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사하려 하자 ‘불구속 수사’ 의견을 제시하며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검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바 있다. 당시 검찰중립성 훼손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법무부 관계자는 천 장관 발언에 대해 “시장경제질서를 해치는 기업범죄에 대해선 수사지휘권을 활용해서라도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천 장관의 발언은 그동안 대형 경제비리의 처리에 관한 자신의 원칙을 재확인했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천 장관은 지난달 24일에도 “국가 기능을 왜곡하는 화이트칼라 범죄는 법으로 엄단해야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천 장관은 12일 연설에서 “다수 주주의 권한을 무시한 채 주식회사를 사기업화 하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특히 주주들의 동의 없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경영권을 물려주는 행태가 계속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천 장관은 이날 또 이중대표소송제를 상법 회사편(회사법) 개정안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 장관은 이어 “이사회에서 감독 기능과 업무 집행 기능을 분리해 집행임원을 따로 두는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지만 이를 강제조항으로 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천 장관은 이어 오너가 개인적으로 설립한 회사와 거래할 때에는 이사회에서 공정성을 심사해 승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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