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피플&피플즈/인천 그린실버악단

  • 입력 2006년 5월 10일 0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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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무대에 설 거야…. 많은 사람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때 삶의 보람과 희망이 커지는 것 아니겠어.”

3일 오후 2시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인근 인천그린실버악단 연습실.

악단 16명, 남자가수 2명, 여자가수 2명, 주부가요 합창단 20명 등 40명으로 구성된 단원이 6일 옛 시민회관 야외 공연을 위해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단원들은 대부분 50대 후반에서 70대 초반. 음악에 대한 열정이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다.

젊은 시절 미8군, 나이트클럽, 군악대, 방송국 무대를 누볐던 경력을 갖고 있다. 은퇴한 뒤 음악을 계속하기 위해 2002년 12월 26일 창단했다.

색소폰, 트럼펫, 트롬본, 기타, 전자오르간, 드럼을 다루는 솜씨가 여전하다. 단원들 연주에는 삶에 대한 애정과 진솔함이 묻어난다.

최고령 단원인 이관섭(73) 씨는 육군 군악대 출신. 1950년 중반부터 10년간 미8군 무대에 섰다. 지금도 테너 색소폰을 자식처럼 여긴다.

그는 “하늘이 준 소질을 활용해 늙은 나이에도 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단원들은 단순히 음악을 연주하는데 그치지 않고 사회의 그늘진 곳을 찾아가 공연한다. 구치소, 고아원, 장애인과 노인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희망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단원인 김점도(72) 씨는 사재를 털어 연습실을 제공했다. 고향이 인천인 그는 ‘내 고향 인천항’을 작곡했다. 현재 KBS 가요무대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단장은 “인천시가 그린실버악단을 시립악단으로 등록해 안정적으로 연주와 봉사활동을 하도록 도우면 좋겠다”고 말했다. 032-426-0422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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