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돌풍에 마비… 이착륙 100편 무더기 결항

  • 입력 2006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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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제주도 북부 상공에 돌풍이 몰아쳐 제주공항이 완전히 마비됐다. 주말을 맞아 제주를 찾았던 관광객 1만여 명은 발이 묶여 큰 불편을 겪었다.

제주공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0분 제주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서울발 대한항공 1237편이 갑작스러운 돌풍으로 결항하는 등 제주행 국내선 항공편이 결항됐다.

대한항공은 오후 4시 광주행 1906편부터 오후 9시 김포행 1270편까지 제주 출발 26편과 도착 28편 등 모두 54편의 운항을 취소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출발과 도착 21편씩 모두 42편이 결항했다.

제주공항 대합실을 가득 메운 관광객들은 운항 재개를 기다리다 오후 6시를 조금 넘어 “기상이 호전되지 않아 모든 항공편을 결항한다”는 안내 방송을 듣고 10일 항공편을 예약한 뒤 발길을 돌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기의 안전 운항을 위협하는 돌풍이 잦아들지 않아 결항 조치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제주공항기상대는 “제주공항이 위치한 한라산 북부 1500m 상공에 풍속과 풍향이 갑자기 바뀌는 ‘윈드 시어(wind shear)’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 같은 현상은 내일 오전까지 이어질 것 같다”고 밝혔다.

제주공항기상대는 이날 오후 8시부터 10일 오전 9시까지 제주공항에 강풍주의보를 내렸다.

대한항공은 “기상악화로 결항하면 특별한 보상은 없다”며 “결항 전에 문자메시지로 연락하므로 고객이 시간 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승객이 공항에 나왔는데 결항하면 운항이 가능한 항공편의 대기자 명단에 올려 주지만 탑승하지 않겠다며 취소하면 수수료 없이 예약금을 100% 환불해 준다.

제주공항은 닷새 전인 4일에도 같은 돌풍으로 66편이 결항됐다. 지난해 5월과 2003년 5월에도 각각 항공기 60여 편의 운항이 취소됐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윈드 시어(wind shear)::

주로 봄철 대기권 상층에서 발생하는 난기류의 일종. 낮은 고도에서 풍향과 풍속이 갑자기 바뀌기 때문에 항공기 이착륙에 심각한 지장을 준다. 제주도의 경우 강풍을 동반한 기압골이 제주도 서남쪽에서 제주도로 다가오다 한라산과 부닥쳐 양 갈래로 찢어진 뒤 산을 넘어 다시 합쳐지면서 윈드 시어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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