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대한해협 고속여객선 3월에만 고래와 세차례 충돌

  • 입력 2006년 3월 20일 0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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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항로를 운항하는 고속여객선이 고래로 추정되는 물체와 충돌하는 사고가 잇따라 대형 사고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낮 12시45분경 일본 후쿠오카(福岡) 북서쪽 25마일 해상에서 후쿠오카항을 출발해 부산항으로 향하던 일본 JR 규슈철도 소속 고속여객선 제비2호(264t)가 고래로 보이는 물체와 충돌해 선체 부양용 날개가 파손됐다.

제비2호는 후쿠오카항으로 회항했으며 승객들은 대체 선박으로 옮겨 타고 부산항으로 다시 출발했다.

이에 앞서 5일과 17일에도 비틀3호와 비틀호가 일본 쓰시마(對馬島) 인근 해상에서 괴물체와 충돌해 회항하는 등 이달 들어서만 같은 항로에서 3차례나 충돌사고가 발생했다.

2004년 12월 16일 한일쾌속여객선 코비3호가 고래와 처음 충돌한 이후 1년 4개월 사이에 고래로 추정되는 물체와 고속여객선이 충돌한 사고는 모두 5번.

특히 지난해 4월 29일에는 부산 조도 동남쪽 10마일 해상에서 비틀호와 같은 노선을 운항하는 코비5호가 고래로 보이는 물체와 부딪혀 기관실과 객실 일부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여객선 선체가 오른쪽으로 20도가량 기울어지면서 정상운행이 불가능해 부산항으로 예인됐고 승무원과 승객이 부상을 입었다.

시속 80km로 항해하는 고속여객선이 수십t에서 최고 100t이 넘는 고래와 충돌할 경우 배에 구멍이 뚫리거나 전복되면서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동해안에는 밍크고래와 돌고래, 향고래 등 30여종의 고래가 서식하고 있으며 최근 개체수가 늘어나 대한해협을 통과하는 여객선과의 충돌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선박회사와 해경 해양수산청 등 관련기관은 마땅한 사고방지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고래가 싫어하는 소음을 발생하는 장비를 여객선에 부착하거나 수중초음파 탐색기를 활용해 충돌을 피하는 장치를 연구하고 있으나 실용화되기 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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