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매너짱이 공부도 짱!…“부모가 예절 모범 보여야…”

  • 입력 2006년 2월 1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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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밸런타인데이. 주부 김모(31·서울 양천구 목동) 씨는 늦은 신혼의 달콤함과 함께 외식을 즐기러 왔다가 기분만 망치고 말았다. 사내아이 둘이 레스토랑 안을 돌아다니며 옆 테이블을 기웃거리고 혀를 날름 내밀면서 장난을 쳐 댔기 때문이다.

“레스토랑 안에서 소란을 떨고 종업원이 안절부절못하는데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오히려 귀엽지 않으냐며 계속 웃고 있는 부모를 보니 더욱 기막히더군요. 아이들이야 물론 귀엽지만 미운 짓을 하는 데도 마냥 귀여울 수는 없잖아요. ‘얘, 얌전히 좀 있어라’ 했더니 아이들은 ‘뭐, 어쨌다고요?’ 하면서 대뜸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고 덩달아 부모들은 ‘유난을 떠네, 이해심도 없네’ 하면서 욕을 하더라고요.”》

○ 조기교육도 좋지만 예절교육도 하세요

반대로 주부 최모(39·서울 양천구 목동) 씨는 아파트 옆집에 이사 온 초등학교 5학년생의 정중한 인사를 받고 감동했다.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으면 멀뚱멀뚱 쳐다보거나 못 본 척 지나치기 일쑤잖아요. ‘예쁨도 제게서 나고 미움도 제게서 난다’는 옛말이 생각나서 가지고 있던 음료수 한 병을 손에 쥐여 주었죠. 나중에 보니 부모에게도 존댓말을 깍듯하게 쓰고 태도 자체가 품위와 절도가 있더라고요. 그 아이의 엄마 역시 말이나 태도가 세련되고 깊이가 있어 제 자신과 제 아이를 돌아보게 되었어요.”

흔히 ‘요즘 애들은 버릇없다’고 한다. 음식점이나 박물관 같은 공공장소에서 천방지축 뛰노는 아이, 주변 사람이나 상황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아이, 식사 때면 밥그릇을 들고 쫓아다니며 떠먹여 줘야 하는 아이, 고마운 일이 있어도 ‘고맙습니다’ 할 줄 모르고, 실수하고도 ‘죄송합니다’며 사과할 줄 모르는 아이가 의외로 많다.

영어나 예체능 조기교육에 앞서 예절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아가 예절이야말로 현대를 살아가는 새로운 경쟁력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말투와 눈빛, 때와 장소에 맞는 적절한 태도와 행동은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성장 배경과 됨됨이, 가정환경, 교육 정도를 단적으로 보여줄 수도 있다.

애지중지 외동딸로 자란 주부 유모(35· 서울 강북구 수유동) 씨는 애교라고 생각했던 반말 습관을 철들고 나서도 고치지 못했다. 자신도 나이 드신 부모님께 ‘응, 그랬어, 저랬어’ 하는 식의 말투가 잘못 된 줄 알지만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와 자기 자녀에게 민망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예절 바른 아이로 키우려면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그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몸에 익은 자연스러운 진짜 예절은 하루아침에 얻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 예절 바르면 수업태도도 좋아져요

초등교사들은 예절바른 학생일수록 성적이 좋은 모범생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경기 광명시 광명서초등학교 교무부장 김채중(53) 교사는 매너와 성적의 상관관계에 대해 “가정에서 예절교육이 잘되어 있는 아이들은 학생으로서의 도리를 제대로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수업 태도 역시 바르고 진지하다”고 설명했다.

“성격도 침착하고 준비성과 계획성이 있어 성실하다는 인상을 줍니다. 무엇보다 남의 말을 경청할 줄 안다는 것이 큰 장점이지요. 따라서 수업 내용에 대한 집중력과 이해력도 높아져 학업성취도가 높게 나오는 것이죠. 물론 반 친구들과의 관계도 좋고요.”

경기 용인시 예절관 예절강사 권호정 씨는 “요즘 아이들이 아파트에 살다 보니 전통 한옥인 이곳에 와서도 문지방을 수시로 밟는다”며 “문지방을 밟지 않는 것만 가르쳐도 실내에서 조신하고 예절 바른 태도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권 씨는 이어 “아이들은 일차적으로 부모를 보고 배우는 만큼 부부간이라도 아이들 앞에서 예의를 지키고 주위 사람에 대해서도 늘 ‘좋은 매너’를 보여 산 교육이 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은아 사외기자 kea64@hanmail.net

■클릭 예절사이트

예절교육에 대해 잘 모르겠다면 인터넷을 참고하자. 충남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예절교육(info.cise.or.kr/@insung) 사이트는 예절지수 측정법과 에티켓 지수를 알아보는 예절게임 퀴즈를 제공하며 ‘예절 박사 인증서’도 발급하고 있다. 예지원의 청소년 예절교육(www.yejiwon.or.kr) 사이트나 건양대 예학교육원에서 운영하는 예절마당(www.ye365.or.kr)에서도 개인 예절, 가정 예절, 사회 예절, 공공 예절, 전통 예절 영역으로 나누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 밖에 치사랑도덕실천운동본부(www.chisarang.or.kr), 충효예실천운동본부(www.lfep.org), 청소년예절교실(web.edunet4u.net/∼sinjung)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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