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장선거 자천타천 10여명 물밑경쟁

  • 입력 2006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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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의 차기 총장선거를 앞두고 예상 후보자의 물밑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현 정운찬(鄭雲燦) 총장은 청와대 및 여권과 교육정책을 둘러싸고 대립해 왔기 때문에 차기 서울대 총장 후보자에 대한 서울대 안팎의 관심도 뜨겁다.》

▽단대별로 골고루 거명=올해 5월 10일 있을 서울대 총장 선거의 후보자로 성낙인(成樂寅) 안경환(安京煥·이상 법대) 오세정(吳世正·자연대) 오연천(吳然天·행정대학원) 이장무(李長茂·공대) 조동성((趙東成·경영대) 한민구(韓民九·공대) 교수(가나다순)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또 권두환(權斗煥) 권영민(權寧珉·이상 인문대) 김인준(金仁埈·사회대) 정명희(鄭明熙·의대) 홍두승(洪斗承·사회대) 교수 등도 거론되고 있다.

안경환 성낙인 교수 등은 이미 지인에게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오세정 자연대 학장은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이다.

단과대 가운데 유권자(교수)가 가장 많은 공대의 출마 예상자는 2, 3명. 하지만 총장 직선제 이후 선출된 공대 출신 선우중호(鮮于仲皓) 이기준(李基俊) 전 총장이 불명예 퇴진했고 지난해 공대 연구비 유용 파문이 불거진 점이 악재다.

▽선거 양상=이번 총장 선거는 과거와 양상이 달라질 전망이다. 지난달 19일 서울대공무원직장협의회는 투표권을 요구했다. 교직원과 학생이 학교 구성원의 자격으로 선거에 참여할 경우 큰 변화가 예상된다.

또 선거관리위원회가 총장 선거를 관리함에 따라 좀 더 엄격한 불법선거 판단 기준이 적용된다. 1인 2표제가 1인 1표제로 바뀜에 따라 과거와 같은 후보 간 합종연횡이 어려워졌다.

역대 서울대 총장 선거에서는 교수가 많은 공대와 의대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 왔다. 출신 고교별로 표가 갈리거나 전문대학원 설치 등 단과대별 이해관계에 따라 표가 쏠리는 현상도 있을 수 있다. 올해는 대학 법인화와 구조조정 등 서울대의 위상을 좌우할 심각한 사안이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서울대 교수들은 한결같이 차기 총장의 임기가 정권 교체시기와 맞물려 있는 만큼 특정 성향이나 이슈에 치중하기보다는 소신 있게 서울대를 지킬 수 있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정 총장 “임기 채우겠다”=1991년 직선제 이후 서울대 총장은 정 현 총장을 제외하고 김종운(金鍾云) 이수성(李壽成) 선우중호 이기준 교수 등 모두 4명이다. 정년으로 중도 하차한 김 전 총장을 제외하곤 모두 불명예 퇴진했다.

현 정 총장은 과거 총장들의 ‘수난사’를 의식해서라도 임기를 반드시 마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으로부터 서울시장 출마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정 총장이 임기를 마치는 게 차기 행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임기를 마친 뒤 정치권으로 나갈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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