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에 갇힌 호남… 1000여곳 휴교

  • 입력 2005년 12월 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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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질라” 조심조심광주 전남 지역에 내린 폭설로 도로가 꽁꽁 얼어붙은 5일 광주 서구 광천동의 육교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계단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내려오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미끄러질라” 조심조심
광주 전남 지역에 내린 폭설로 도로가 꽁꽁 얼어붙은 5일 광주 서구 광천동의 육교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계단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내려오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4일 내린 폭설로 전남북에서 초중고교 1000여 곳 이상이 5일 하루 동안 임시 휴교했다.

또 도로 곳곳이 얼어붙으면서 출퇴근길 교통대란이 빚어지고 비닐하우스와 축사가 붕괴되는 등 재산 피해가 잇따랐다.

▽임시 휴교=광주에서는 4일 0시부터 하루 적설량이 29.2cm로 1939년 기상대 관측 이래 6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5일 오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도로가 꽁꽁 얼어붙어 출근길 시민의 상당수가 지각했다. 교통체증은 오후에도 이어졌다.

광주 전남지역은 이날 초중고교 1130곳 가운데 603곳이 임시 휴교했다. 전북 정읍시와 고창, 부안, 순창군 등 서해안 지역 학교도 대부분 이날 임시 휴교에 들어갔고 일부는 6일에도 휴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항공편도 차질을 빚어 이날 오전 7시 30분 출발 예정이던 광주발 김포행 아시아나항공 8700편을 비롯해 오전에 출발하는 항공편이 취소됐다가 오후부터 정상 운항했다.

전남 해상에서는 풍랑경보 및 주의보로 49개 항로 가운데 32개 항로가 전면 통제됐다. 전북 군산시와 부안군 등 서해안 섬 지역을 오가는 연안여객선 운항은 이틀째 중단됐다.

이번 폭설로 정읍이 전국 최고인 46.6cm의 적설량을 기록했으며 전남 함평군이 40.2cm, 영암군과 해남군이 각각 39.0cm, 38.5cm를 나타냈다. 이어 전북 고창군이 32.1cm, 김제시에는 27.5cm의 눈이 내렸다.

▽재산 피해=5일 오후 6시 현재 전남과 전북의 폭설 피해액은 60억여 원으로 집계됐다.

전남 강진, 영광군, 나주시 등에서는 비닐하우스 300여 동이 붕괴되고 축사 17곳과 수산물 양식시설 9곳이 파괴됐다. 함평군과 강진군에서는 오리 4만4000여 마리가 폐사했다.

광주에서는 시설하우스 296개 동이 파손됐다. 고추, 방울토마토, 화훼단지 하우스의 피해가 특히 컸다.

4일 오후 11시경에는 전남 목포시 용당동 문태고 체육관(미봉관) 에어돔 지붕이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해 주저앉았다.

또 정읍시 감곡면 방교리 김모(44) 씨의 화훼 비닐하우스 21개 동(3700여 평)이 무너졌고 진흥리 진농마을 박모(70) 씨의 복분자 비닐하우스 11개 동(1500여 평)이 주저앉았다.

전남과 전북재해대책본부는 시간이 흐를수록 시설물 파손과 농작물 냉해, 양식 어류 집단 폐사 등의 피해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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