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 중학생 ‘문자’ 남기고 자살

  • 입력 2005년 12월 3일 03시 00분


같은 반 학생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한 중학생이 자신의 휴대전화에 문자 유서를 남겨 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달 30일 오후 8시경 경기 화성시 장안면 김모(42) 씨 집에서 김 씨의 아들(16·S중 3년)이 자동차 차고 천장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김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 씨는 평소 활달한 성격의 아들이 자살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경찰조사에서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서에서 돌아와 아들 방을 뒤지던 김 씨는 잠금 설정이 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보관함에서 숨진 김 군이 부모에게 남긴 문자 유서를 발견했다.

‘엄마 아빠 보세요’라는 말로 시작된 유서에는 ‘같은 반 친구 세 명이 못살게 굴어 죽고 싶습니다. 아빠 엄마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가족은 2일 김 군의 장례식을 치렀다.

경찰은 단순 자살사건으로 판단했으나 뒤늦게 유서가 발견됨에 따라 유서에서 거론된 학생들이 실제로 김 군에게 가해를 했는지 조사를 벌여 입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화성=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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