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시와 영동군은 활주로변 땅과 토굴을 꽃밭이나 농산물 저장고로 만드는 중이다.
▽비행장에서 보리밭으로=충북 제천시 모산동 제천비행장. 가을이면 코스모스가 만발해 장관을 연출하는 비행장 인근의 땅은 그동안 잡초만 무성한 채 방치되던 곳.
제천시는 여기에 꽃밭을 만들기로 하고 올 3월 이 비행장 관리부대인 육군 제37사단과 합의 각서를 체결했다.
3월부터 땅을 고르는 작업과 함께 유채꽃을, 7월에는 코스모스를 심어 볼거리를 제공했다.
내년에는 이곳을 보리밭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달 안에 코스모스 꽃대를 제거하고 퇴비를 뿌린 뒤 3만3000여m²에 보리를 심기로 했다.
보리밭은 겨울철을 지내고 내년 봄이면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곳으로 변모, 볼거리를 연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보리를 벤 뒤에는 계절에 어울리는 꽃을 심어 비행장을 사계절 꽃밭으로 만들 예정이다.
또 한방특구도시에 걸맞게 도라지, 당귀, 작약, 목단, 목화, 홍화 등 약초류를 심기로 했다.
제천시 관계자는 “활주로 가장자리에는 잔디밭과 산책로를 조성해 비행장을 제천의 새로운 명소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쟁용 토굴에서 관광상품으로=충북 영동군 영동읍 매천리 일대에는 폭과 높이가 각각 3∼4m, 길이 30m 안팎의 토굴 89개가 있다. 일제 강점기에 전쟁용 물자 보관소나 대피소로 사용됐다.
영동군은 이 중 2곳을 골라 2억6000만 원을 들여 정비한 뒤 출입문과 전기시설을 갖춰 농산물 저장고나 관광시설로 사용키로 했다.
이미 1999년과 2002년에 세 곳을 손봐 포도주와 간장 된장 숙성고로 이용하는 중이다.
토굴은 대부분 암반층으로 덮여있어 물 빠짐이 좋고 연중 섭씨 12∼14℃의 온도와 80% 안팎의 습도 유지가 가능하다. 출입문과 배수 전기시설을 갖추면 훌륭한 천연 숙성고가 된다.
군은 굴 사이에 이동통로를 만들어 관광객이 숙성과정을 볼 수 있게 하고 입구에는 시음 및 시식과 판매가 가능한 체험관과 토굴카페를 만들 계획이다.
영동군 관계자는 “해마다 2, 3곳의 토굴을 새로 개발한 뒤 인근에 조성 중인 과일테마공원(늘머니 과일랜드)과 연계,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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