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카이트 그린’ 잦은 야근…해양부 직원 숨진채 발견

  • 입력 2005년 10월 22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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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 의심 물질로 알려진 ‘말라카이트그린’ 대책 업무를 맡아온 해양수산부 직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해양부는 21일 오전 어업자원국 자원관리과 소속 어촌지도사 배희찬(40·7급·사진) 씨가 서울 종로구 계동 해양부 청사 인근 대중목욕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해양부에 따르면 배 씨는 20일 말라카이트그린 피해 지원금 문제를 놓고 어민들과 협상을 벌인 뒤 21일 오전 3시경 퇴근해 동료들과 함께 청사 인근 목욕탕에서 잠을 자다가 숨졌다는 것이다.

배 씨는 이달 초 송어 등 국내산 민물양식 어종에서 말라카이트그린이 검출된 이후 어민대책팀에서 각종 지원 및 어류 폐기 방안 등의 실무를 맡아 왔다. 최근엔 국회 요구 자료 등을 처리하느라 철야근무도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양부가 6월 발간한 어민용 교재 ‘꽃게 양식’의 발행 실무를 맡으면서 말라카이트그린 사용을 권장하는 기고문을 실어 죄책감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부는 배 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로 판명되면 해양수산부장으로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제주대 증식학과를 졸업한 배 씨는 1996년 어촌지도사로 해양부 공무원에 임용된 뒤 2003년부터 해양부 본부에서 일해 왔다.

유족으로 부인 김옥(36) 씨와 딸(4), 아들(1)이 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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