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기 “조선일보와 한나라당이 마녀사냥”

  • 입력 2005년 10월 20일 1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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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은 위대한 근대적 지도자’라는 글로 논란을 일으켰던 동국대학교 장시기(張時基·영문학·사진) 교수가 이번에는 “조선일보와 한나라당이 ‘장시기 마녀사냥’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19일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물의를 일으킨 건 내가 아니라 조선일보이고, 조선일보의 무식한 주장을 그대로 받아 성명서를 발표한 한나라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신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합의한 6.15 남북공동선언을 인정하지 않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도 하루라도 빨리 대통령의 자리에서 쫓아내는 것만을 고민한다”며 “이는 바로 제국주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소인배 정치, 남을 죽이기만을 고민하는 식민지 노예의 글쓰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삼국지’를 읽어보면 제갈공명과 조조는 서로 피투성이의 싸움을 하면서도 서로를 ‘위대한 지도자’로 부르고 서로를 살려준다”며 ‘상생론’을 부르짖기도 했다.

그는 이어 “제국주의 싸움의 과정에서 분단된 한반도의 북측 지도자는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라고 물은 뒤 ‘미국 때문에 김정일이 노벨평화상을 공동수상하지 못했다’는 지난번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350년 동안 흑인들을 노예로 삼고 수백만 명의 흑인들을 죽인 대통령 클러크와 만델라가 노벨평화상을 공동으로 수상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장 교수는 “당신들은 나를 ‘제 2의 강정구’라고 부르지만 그렇지 않다”며 “나는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을 싫어하는 탈근대주의자”라고 말했다.

그는 “나의 첫 번째 글은 강정구 교수의 사상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들이 죽이려고 하는 강정구 교수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정치적 상황에 참여하기 위하여 쓴 글이 아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내가 이야기하는 탈근대성은 만해 한용운 선사의 사상이요, 백범 김구 선생의 정치철학”이라며 “싸우는 것만을 일삼는 당신들이 그것을 알리가 만무하다. 배우러 온다면 소주에 감자탕을 사주면서 가르쳐 주겠다”고 비꼬았다.

그는 끝으로 “내 생활을 되찾고 싶다”며 “이제 이 사건에 대하여 더 이상 글을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 교수는 최근 주한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사관이 ‘아프리카인들은 남한보다 북한을 더 친근하게 생각한다’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 반박 성명서를 낸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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