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안전하고 편안하게 모시겠습니다”

  • 입력 2005년 10월 18일 0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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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 개통 시승 전동차를 몰게 돼 영광입니다.”

18일 개통하는 대구지하철 2호선 시승 전동차 기관사로 뽑힌 기관사 구자흠(具滋欽·37) 탁혜령(卓惠怜·23·여) 씨는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이 함께 모는 전동차는 이날 오전 시승객들을 태우고 대구지하철 2호선 문양역(다사)을 출발해 달서구 용산역을 거쳐 수성구청역까지 운행할 예정이다.

1997년 대구지하철 1호선 공채 1기로 입사한 기관사 구 씨는 경력 8년이 넘는 베테랑으로 4월 대구지하철 2호선 승무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구 씨는 “전동차 운행이 새벽 5시반에 시작돼 자정에 끝나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휴일에도 제대로 쉴 수 없지만 ‘시민의 발’로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지하철 2호선 전동차를 시운전해 본 결과 운전실에서 모니터로 승강장과 철로의 상황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추락사고 등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출발하거나 정차할 때의 충격과 소음이 낮아 승차감이 아주 뛰어난 편”이라고 말했다.

기관사 구 씨와 함께 개통 전동차를 운전하는 기관사 탁 씨는 지난해 10월 입사한 첫 여성 기관사.

10대 1이 넘는 경쟁을 뚫고 선발된 127명의 기관사 가운데 ‘홍일점’인 그는 “지하철 2호선의 첫 전동차를 운행하는 기회를 잡아 너무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대학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한 그는 올 2월부터 3개월간 기본 교육을 거친 뒤 5월 대구지하철 2호선 기관사로 발령받아 시운전을 해 왔다.

“기술시운전과 영업시운전을 반복하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기술적인 지식까지 넓힐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전동차 운행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각을 발휘해 승객들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모실 생각입니다.”

긴장 속에서 전동차를 몰아야 하는 근무조건 때문에 매일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고 있다는 그는 “대구지하철 직원 가운데 최고의 기관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방화참사 등 불미스러운 사고로 얼룩진 대구지하철이 2호선 개통 이후에는 아무런 사고 와 문제없이 잘 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민들도 지하철을 사랑하고 많이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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