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公 200억 회계조작…감사원, 226개 공공기관 감사

  • 입력 2005년 10월 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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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의 부실과 방만한 경영 실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나 감사원이 전국 226개 주요 공기업과 정부 산하기관에 대해 1년 반에 걸친 대규모 감사에 들어간다.

박종구(朴宗九) 감사원 제1사무차장은 6일 “10일부터 올해 말까지 한국은행과 한국토지공사를 비롯한 금융 및 건설 공기업 등 47개사에 대해 감사를 시작한다”며 “내년 하반기까지 3단계로 나눠 모두 226개 공공기관을 감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감사원 개원 이래 최대 규모다.

이에 앞서 감사원은 이번 본감사에 앞서 지난달 예비조사를 실시해 일부 공공기관의 문제점을 적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토지공사는 공공택지를 조성하면서 조성 원가를 부풀려 산정해 막대한 이익이 발생하자 회계 조작을 통해 2000억 원 규모의 수익을 줄여 회계장부를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산업은행도 본연의 임무인 장기 산업자금 대출보다 회사채 발행에 치중해 증권회사의 업무 영역을 침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내년 상반기에는 정부 산하기관 82개, 하반기에는 97개 지방 공기업에 대해 감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를 위해 박 사무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200명가량의 ‘공공기관 혁신 기획감사단’을 꾸렸다.

기획감사단에는 20명의 암행감찰반이 별도로 만들어져 공공기관 관련 비리 문제를 상시적으로 감사한다. 암행감찰반은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과도 공조할 예정이다.

감사원은 특히 △지배구조의 문제점 △공공기관 본연의 임무 수행 여부 △자회사 관리 △예산 및 인력 운용 등 4가지 사안에 대해 중점적으로 감사할 방침이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를 토대로 유형별로 바람직한 지배구조의 표준모델을 제시하고 변화된 경영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설립 목적이 이미 달성됐다고 판단되는 공기업에 대해서는 통폐합 방안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감사원은 또 공기업 감사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 해당 감사의 교체를 적극 권고하기로 했다. 이번 감사 결과는 공공기관장의 인사권자에게 통보되기 때문에 문제가 있는 기관의 기관장은 앞으로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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