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친구는 구했지만… 바다낚시 간 40代 자신은 숨져

  • 입력 2005년 9월 13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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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가장이 주말에 낚시를 하러 갔다가 바다에 빠진 아들의 친구를 구해내고 자신은 숨졌다.

11일 오후 3시 50분경 인천 강화군 선원면 화도돈대 인근 갯바위에서 놀던 중학생 유모(14) 군이 미끄러지면서 바다에 빠졌다.

옆에서 망둥이 낚시를 하다가 이를 목격한 유 군의 친구 민재(14) 군의 아버지인 이우태(40) 씨는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어 유 군을 물 밖으로 밀어냈다. 주변에 있던 낚시꾼이 낚싯대를 유 군에게 건네 유 군은 바다에서 빠져 나왔으나 힘이 빠진 이 씨는 빠른 물살을 견디지 못하고 떠내려갔다.

이 씨는 20분 뒤 낚시꾼과 동네 주민에 의해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호흡곤란으로 끝내 숨졌다.

경기 김포시 K병원에서 염(시신을 거두어 씻기고 옷을 입히는 일)을 하는 일용직원으로 근무하는 이 씨는 10일 밤샘 근무를 한 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이날 오전 두 아들과 아들의 친구 등 4명을 데리고 놀러 왔다가 사고를 당했다.

이 씨의 친구(40)는 “남을 위해서라면 누구보다 앞장서 도와주던 친구였는데 아들의 친구를 구하고 숨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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